[출처=각 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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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침체와 경영 불확실성으로 채용 시장이 얼어붙은 가운데 삼성그룹이 대규모 신입 공채에 나서며 눈길을 끈다.

LG전자와 네이버 등 주요 전자·IT 기업도 신입사원 채용을 추진, 침체된 취업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는 움직임이다.

10일 산업계에 따르면 삼성은 계열사 16곳에서 오는 17일까지 상반기 신입사원 공채를 진행한다.

이번에 채용을 진행하는 회사는 △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 △삼성전기 △삼성SDI △삼성SDS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바이오에피스 △삼성물산 △삼성중공업 △삼성E&A △삼성생명 △삼성화재 △삼성증권 △제일기획 △에스원 △삼성웰스토리다.

국내 주요 5대 그룹(삼성·SK·현대차·SK·롯데) 중 신입 사원 정기 공채 제도를 유지하는 곳은 삼성이 유일하다. 삼성은 상반기와 하반기로 나눠 1년에 두 차례 공채를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구체적 채용 인원을 밝히진 않았으나, 삼성은 2022년부터 2026년까지 5년간 8만명의 신규 인원을 채용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어 연 평균 1만 6000명 안팎의 규모가 될 것으로 추정된다.

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상반기 공채를 축소하는 가운데, 삼성은 신입사원 공개채용을 지속 진행하고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삼성은 1957년 국내 기업 최초로 공채 제도를 도입한 이후 69년째 이를 유지하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2019년 공채를 폐지했으며, LG그룹과 SK그룹도 각각 2020년과 2022년 공채를 없애고 수시 채용으로 전환한 바 있다.

더욱이 최근 글로벌 경기 침체 장기화로 실적이 부진하자 기업들은 상반기 채용 계획을 미루고 있다. 최근 한국경제인협회에 의하면 매출 500대 기업의 61.1%는 올해 상반기 신규 채용을 수립하지 못했거나 채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응답했다.

이런 상황에서 삼성은 "더 많이 투자하고 더 좋은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뜻에 따라 채용 규모를 확대해 왔다. 글로벌 침체 장기화로 국내외 기업이 실적 부진을 겪으며 채용을 축소하는 가운데 삼성은 대규모 일자리 창출을 통해 국가 고용 안정에 기여하고 있다.

올해부터는 SSAFY 교육 대상을 기존 대학교 졸업생에서 마이스터고 졸업생까지 확대했으며, 마이스터고 학생을 위한 '채용연계형 인턴 제도'도 운영해 졸업 후 삼성 입사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LG전자는 지난 5일부터 올해 상반기 신입사원 채용에서 가전사업본부 연구개발(R&D) 인력만 선발하는 '핀셋 채용'에 나서고 있다.

경기 침체로 인한 수요 부진과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전반적인 채용 규모는 예년보다 줄었지만, 핵심 경쟁력인 R&D 인재 확보에는 집중할 계획이다. 특히 프리미엄 가전 시장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차별화된 기술력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채용은 가전 사업을 담당하는 HS사업본부에서만 진행되며, 모집 대상도 '기계·기구 R&D 인력'으로 한정됐다.

HS사업본부 내 △주방가전을 담당하는 '키친솔루션사업부' △세탁기·건조기 등 생활가전을 맡는 '리빙솔루션사업부' △모터·컴프레서 등 가전 부품을 설계하는 '부품솔루션사업부' △차세대 가전을 연구하는 'HS연구센터' 등 네 개 부서에서 R&D 인재를 뽑는다.

LG전자가 신입사원 채용 시 가전·TV·자동차 부품 등 전 사업본부를 대상으로 전형을 진행해왔던 것과는 다른 행보다. 모집 직군 역시 기존에는 R&D뿐만 아니라 상품기획·구매·영업 등 폭넓은 분야에서 선발했지만, 올해는 이례적으로 R&D에 한정했다.

한편 네이버도 이달 17일까지 네이버를 포함해 네이버클라우드, 네이버페이, 스노우 등 4개 계열사 전 직군 신입사원 공채를 진행 중이다. 한화오션도 23일까지 일반전형과 외국어 유능자를 뽑는 글로벌 챌린저 두 전형으로 상반기 공채를 진행한다. 

산업계 한 관계자는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채용을 축소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지만, 일부 대기업들은 핵심 인재 확보와 사회적 책임 이행 차원에서 신입사원 공개채용을 이어가고 있다"며 "우수 인재를 선제적으로 확보해 미래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전략적 판단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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