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보호무역주의 및 관세폭탄 정책에 베트남이 다음 표적이 될 가능성이 대두되면서 현지에 둥지를 튼 한국 패션 기업들이 촉각을 곤두세우는 중이다. [출처=EBN AI 그래픽]](https://cdn.ebn.co.kr/news/photo/202503/1655826_668964_113.jpg)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보호무역주의 및 관세폭탄 정책에 베트남이 다음 표적이 될 가능성이 대두되면서 현지에 둥지를 튼 한국 패션 기업들이 촉각을 곤두세우는 중이다.
베트남은 중국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의류 및 신발 소싱처인 만큼 향후 베트남산 수입품에 대해서도 고율 관세가 부과될 경우 대대적인 생산거점 이동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2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는 최근 ‘베트남 관세 위험이 업계에 역풍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하며 특히 나이키(Nike), 온(On), 스케처스(Skechers)와 같은 신발 브랜드들이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베트남 양국 간 심화하고 있는 무역 불균형 현상 때문이다. 베트남은 중국, 멕시코에 이어 미국에게 무역 적자국 순위권에 속하는 반면, 베트남의 대미 수출은 매년 급증하고 있어서다.
미국 상무부 자료에 따르면 실제로 베트남의 지난해 대미 무역 흑자 규모는 무려 1235억 달러(한화 약 180조원) 기록했다. 최근 트럼프발 고율 관세 정책의 직격탄을 맞은 중국(2954억 달러)과 멕시코(1718억 달러) 다음으로 큰 규모였다.
또 미국 섬유의류사무국(OTEXA)에 따르면 미국의 지난 1월 의류 수입액에서도 중국(16억400만 달러)에 이어 베트남(14억4500만 달러)이 두 번째로 높았다. 가파른 무역량 증가가 오히려 독이 돼 트럼프의 심기를 건드릴 가능성이 커진 셈이다.
베트남은 한국 기업들이 글로벌 공급망에서 주요 생산 거점으로 삼는 곳이며, 특히 섬유·봉제 분야에서 독자적으로 외국 시장에 수출하는 업체가 상당히 많다. 국내 패션기업 전반이 현재 상황을 예의주시 중인 이유도 베트남 생산 시설에 대한 높은 진입률 때문이다.
물론 아직 트럼프 행정부의 대베트남 관세 부과 방향이 명확하게 나오지 않아 선제적인 조치를 취할 단계는 아닌 것으로 파악됐다. 최근 관세 정책과 더불어 원화 가치 변동 이슈도 맞물려있는 만큼 생산시설 추가 투자 및 증설을 계획하던 회사들만 일정을 보류하고 있는 상태로 파악됐다.
장기적으로 베트남에 대한 관세 부과가 현실화할 경우 관세가 0%인 캄보디아, 미얀마나 자체 내수 시장이 큰 인도 등 국가가 대표적인 대안책으로 꼽힌다. 다만 이들 지역의 경우 정치적 불안과 같은 국가 리스크가 상존한다는 점이 문제라 섣불리 변화를 주긴 어렵다는 평가다.
일단 베트남은 그간 민감하게 통제·제한해 온 일부 경제 분야 정책을 미국 친화적 기조로 바꾸면서 트럼프 달래기에 나선 상황이다.
팜민찐 베트남 총리는 지난 1일 하노이에서 미국 정부 관계자, 미국 대표 기업 38곳 임원과 만나 ‘스타링크’ 사업 허가를 신속하게 발급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간 베트남 기업과 합작 법인을 세워야만 사업을 허가하고 공언해왔지만 돌연 입장을 바꾼 것이다.
또 같은 날 팜 총리는 “미국과의 무역 수지를 조정하기 위해 항공기, 무기, 액화천연가스(LNG), 농산물, 의약품 등 미국 제품 수입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고도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