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패션 및 K뷰티 산업을 이끌고 있는 주요 기업들의 정기 주주총회 시즌이 이번 주부터 본격 시작되는 가운데 두 업계 간 주요 키워드가 확연히 구분돼 눈길을 끈다. [출처=픽사베이]](https://cdn.ebn.co.kr/news/photo/202503/1656353_669568_757.jpg)
K패션 및 K뷰티 산업을 이끌고 있는 주요 기업들의 정기 주주총회 시즌이 이번 주부터 본격 시작되는 가운데 두 업계 간 주요 키워드가 확연히 구분돼 눈길을 끈다.
기업 경쟁력 강화라는 공통된 목표를 가지긴 했지만 호황기인 뷰티업계는 상대적으로 주주 환원에 집중하는 반면, 불황의 늪에 빠진 패션업계는 사명 변경, 리브랜딩 등 작업으로 리뉴얼 의지 다지며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날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을 필두로 이달 말까지 애경산업(26일), 에이피알(31일) 등 주요 화장품 기업들의 정기주주총회가 줄줄이 개최된다.
올해 K뷰티 기업들의 주주총회 안건에는 각 기업들의 중장기 주주 환원 정책 이행 방안 등이 담긴 게 가장 큰 특징이다. 단순히 배당을 확대하는 것 외에도 배당 절차 개선, 지배구조 확립 등이 추진되고 있으며, 이는 지난해 말 기업 가치 제고를 위해 발표했던 밸류업 프로그램의 연장선으로 보인다.
먼저 LG생활건강의 경우 이날 주총에서 주주 친화 정책의 일환으로 중간배당 절차를 개선하는 정관 변경 승인 건을 의결했다. 중간배당 권리주주 확정을 위한 기준일을 현행 ‘7월 1일 0시’에서 ‘이사회 결의’로 변경하고, 이사회는 배당 기준일 확정 2주 전에 이를 공고하도록 한 것이다. 이렇게 되면 주주들이 배당 정책을 확인한 뒤 투자 여부를 결정할 수 있게 된다.
또 2024년 결산 기준 1주당 배당금에서 보통주는 3500원, 우선주는 3,550원으로 의결했다. 배당성향은 31%다. 앞서 올해부터 주주에게 지급하는 배당성향을 20% 중후반 수준에서 30% 이상으로 끌어올릴 것이라 공언했던 약속을 이행한 것이다.
아모레퍼시픽의 경우 이날 정기주총에서 기존 아모레퍼시픽그룹에서 아모레퍼시픽홀딩스로 사명을 변경하는 안건을 가결했다. 회사 측은 이에 대해 지주회사로서 역할을 명확히 하고 이해관계자와 원활한 소통올 도모하기 위한 작업이라고 설명했다.
오는 26일 애경산업은 정기주총을 통해 중간배당 조항을 분기배당으로 변경한다. 이달 26일부터 3월, 6월, 9월 말일부터 45일 이내에 이사회의 결의로 분기 배당을 할 수 있다는 게 골자다.
업계는 이를 통해 애경산업이 기존 연 2회의 중간배당에서 연 4회의 분기 배당이 가능하다는 근거 규정을 마련했다고 본다. 애경산업은 오는 2027년까지 배당성향도 기존 30%에서 35% 이상으로 상향 조정할 방침이다.
에이피알은 역시 오는 31일 열릴 정기주총을 통해 기존 분기배당 절차를 개선할 예정이다. 앞서 에이피알은 2024년부터 2026년까지 3개년도 동안 매년 연결기준 조정 당기순이익의 25% 이상을 현금 배당, 자사주 매입 및 소각 등에 사용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반면 긴 불황기를 겪고 있는 패션업계는 분위기가 다소 달랐다. 고물가·고금리·고환율로 인한 소비 심리 위축, 이상기후 현상으로 인한 제품 라인업 대응 부실, 재고 관리 문제 등 여러 악재가 겹치자 일단 사명 변경, 리브랜딩 등으로 리뉴얼 의지 다지는 모양새다.
지난 20일 정기주총을 열었던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자사 브랜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리브랜딩 전략과 글로벌 확장을 동시 추진하기로 했다. 리브랜딩 전략과 관련해서는 윌리엄 김 대표가 직접 자주·스튜디오 톰보이·보브·맨온더분 등 주요 브랜드를 리브랜딩해 디자인과 품질 수준을 한층 높일 것이란 전략과 의지 밝히기도 했다.
골프웨어를 판매하는 까스텔바작도 리브랜딩에 나선다. 회사 측은 이 작업의 일환으로 지난 13일 열린 주주총회에서 패션그룹형지 산하 골프웨어 업체 까스텔바작 사명을 ‘형지글로벌’로 변경한 바 있다. 이달 31일 정기 주총을 앞둔 휠라홀딩스 역시 사명 변경을 통해 리브랜딩 작업을 이어나간다는 방침이다. 공고대로라면 휠라홀딩스의 사명은 미스토홀딩스으로 바뀐다.
전문가들은 K뷰티 업계의 주주 환원 정책 강화가 기업 가치 제고와 투자자 신뢰 회복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평가한다. 반면, K패션 업계의 사명 변경과 리브랜딩에 대해서는 단순한 이미지 쇄신에 그치지 않고, 실질적인 경영 개선과 혁신이 동반되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사명 변경과 리브랜딩은 기업의 새로운 출발을 알리는 신호탄이 될 수 있지만, 패션업계의 불황은 단기적인 요인이 아닌 구조적인 문제에서 비롯된 만큼,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고 진단했다.
이어 며 “제품의 품질 향상, 지속 가능한 패션, 글로벌 시장 진출, 유통 채널 다변화, 소비자와의 소통 강화 등 장기적인 관점에서 구체적인 전략이 함께 추진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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