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급성장했던 골프웨어 시장이 엔데믹 전환 이후 급격한 침체 국면에 접어들면서 주요 브랜드들의 실적 악화와 법정관리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출처=EBN 그래픽 AI DB]](https://cdn.ebn.co.kr/news/photo/202504/1659594_673429_2536.jpg)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기간 급성장했던 골프웨어 시장이 엔데믹(풍토병화) 전환 이후 급격한 침체 국면에 접어들면서 주요 브랜드들의 실적 악화와 법정관리(기업회생 절차)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일각에서는 티메프(티몬·위메프)와 발란 등 이커머스(전자상거래) 플랫폼 업체에 이어 자금력과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중소 골프웨어 브랜드들을 중심으로 줄폐업이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온다.
17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국내 골프복 시장 점유율 1위 업체인 크리스에프앤씨와 코오롱FnC, 신세계인터내셔날 등 대기업 산하 골프웨어 브랜드들 대부분의 올 3월 카드 결제 추정액이 10~20% 감소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매출액, 영업이익 등 실적이 일괄적으로 하락했던데 이어 대표적인 성수기로 꼽히는 봄철에도 제품 판매율 반등을 이뤄내지 못한 것이다.
이미 사업 지속 가능 여부가 불투명해진 업체도 있었다. 보그인터내셔날의 골프의류 브랜드 보그너는 지난 1일 서울회생법원에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한 상태며, 국내 토종 골프의류 브랜드 JDX를 전개하는 신한코리아 역시 경영 악화로 인해 지난달부터 법정관리에 들어갔던 것으로 확인됐다.
골프웨어 시장의 침체는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일단 표면적으로는 코로나19 기간 동안 증가했던 골프 인구가 최근 2~3년 새 급격히 감소한 영향이 가장 컸다.
중장년층을 위주로 한 충성 고객은 그대로 남아있으나, 일명 ‘골린이’로 불리던 2030 젊은 세대 신규 입문자들이 대거 이탈하면서 골프장 방문객 자체가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한국골프장경영협회에 따르면 실제로 지난해 골프장 방문객은 4742만명으로 골프산업 호황기로 불리던 지난 2022년 5058만명 대비 300만명 이상 감소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처럼 골프산업 자체의 거품이 꺼진 상황에서 고물가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 현상까지 겹치면서 자연스레 관련 의류 판매량이 이전보다 훨씬 저조해질 수밖에 없었다. 올봄에는 춥고 변덕스러운 날씨까지 추가 악재로 작용해 골프산업이 성수기마저 체감하기 어렵게 만들었다.
업계 관계자들은 코로나19 당시 골프 붐을 타고 다수의 브랜드가 시장에 진입하면서 브랜드 포화 상태에 이른 것이 현재의 위기로 이어졌다고 지적한다.
사업 지속성에 대한 충분한 설계 없이 시장 경쟁에 뛰어들었던 중소 골프의류 브랜드들은 상대적으로 자금력이 부족할 수밖에 없기에 법정관리나 폐업 사례가 추가적으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메종키츠네 골프와 LF의 랜덤골프클럽 등도 출범 1년 만인 지난해 시장에서 철수한 바 있다. 패션 대기업 산하 골프 브랜드들은 이처럼 카테고리를 축소하고 프로선수 후원을 중단하는 수준에서 사업을 재정비하고 실적을 보완할 수 있지만, 일부 중소기업 브랜드들은 모객 자체가 힘들어진 상황에서 자금력도 부족해 이대로라면 사업 존속 여부를 장담 받을 수 없는 상황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에 일부 업체들은 골프웨어 외길보다는 종합 스포츠웨어로 카테고리를 확장하며 생존 방법을 모색하고 나섰다.
골프웨어 브랜드 까스텔바작의 경우 지난해 영업손실을 벗어나지 못했지만, 올해 사명을 형지글로벌로 변경하고 사업목적에 ‘스포츠마케팅 및 스포츠매니지먼트업’을 추가하며 사업을 재정비했다.
크리스에프앤씨 역시 골프사업 의존도를 이전보다 낮추는 중이다. 현재 파리게이츠, 핑, 세인트앤드류스 등 해외 브랜드와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국내에서 골프복을 판매하고 있지만, 최근 이태리 하이드로겐, 스위스 마무트, 일본 앤드원더 등 해외 아웃도어 브랜드의 국내 독점 사업권을 확보하며 카테고리를 넓힌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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