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현성 월곡주얼리산업연구소 소장이 ‘국내·외 금시장 동향 및 금지금 공급확대 방안’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출처= EBN]
온현성 월곡주얼리산업연구소 소장이 ‘국내·외 금시장 동향 및 금지금 공급확대 방안’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출처= EBN]

금(金)이 전세계 투자자들의 많은 주목을 받고 있는 가운데 한국 금시장 발전을 위해 세제 개편 등 제도 개선 필요성이 제기됐다.

한국거래소는 24일 ‘KRX금시장 개설 11주년 기념 시장 활성화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번 세미나는 국내 귀금속 유통 및 금융업계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KRX금시장의 발전 방향과 거래 활성화 방안을 심도 있게 논의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이날 세미나는 월곡주얼리산업연구소, LS증권, 동덕여자대학교 등 각계 전문가들의 주제 발표와 함께 한국조세재정연구원, 한국금거래소, 한국투자증권, 한국예탁결제원, 한국조폐공사 등 다양한 기관의 패널 토론으로 구성됐다.

첫 발표자로 나선 온현성 월곡주얼리산업연구소 소장은 ‘국내·외 금시장 동향 및 금지금 공급확대 방안’을 주제로, 국내 민간 보유 금의 공식 시장 유입을 위한 제도·세제 개선 필요성을 강조했다.

온 소장은 “민간의 순금 규모가 무시할 수 없는 규모이지만 무자료 거래로 고착이 돼서 정식 유통망 거래 전환이 쉽지 않다”며 “결국 유통시장의 음성화는 다중과세 때문인데 세금 부담을 최소화하고 고금물량을 양성화해야 금시장을 확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고금 시장의 3조~5조원 양성화로도 1500억~2000억원 세수 증대가 가능하고 정련과정 및 주얼리 제품 생산 시 6600억~1조1000억원 규모의 부가세 추가 징수도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온 소장은 KRX금시장의 입고금 조건을 개선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그는 “수입금과 국내금 물량 격차가 심한데 국내금의 불합리한 입고 조건 때문이고 결국 국내 금 프리미엄 폭등을 야기한 것”이라며 “국내금 입고 조건을 수입금과 동등한 조건으로 해 생산 원가 절감으로 국내금의 입고량 증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홍성기 LS증권 연구원이 ‘금 시장 전망 – 가상자산과의 경쟁 구도’를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출처= EBN]
홍성기 LS증권 연구원이 ‘금 시장 전망 – 가상자산과의 경쟁 구도’를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출처= EBN]

이어 홍성기 LS증권 연구원은 ‘금 시장 전망 – 가상자산과의 경쟁 구도’를 통해 미국의 가상자산 준비자산화 움직임이 금 가격에 미치는 잠재적 위협 요인을 설명하며, 금의 장기적인 투자 매력과 변동성 대응 전략을 제시했다.

홍 연구원은 “전세계 각국의 외환보유고 내 달러자산 비중이 점차 줄고 신흥국 중앙은행들은 금 보유를 늘리고 있다”며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후 신흥국 중앙은행의 금 매입이 급증했고 이것이 매년 20%씩 금 가격 상승을 유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트럼프 정부의 관세 정책으로 전세계 모든 금이 미국으로 흘러들어가고 있는데다,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금 가격 상승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과거 스태그플레이션 시기 금 가격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바 있다”고 부연했다.

다만 홍 연구원은 금 가격 상승세가 가상화폐 정책에 따라 꺾일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ETF 투자 수요를 보면 처음 트럼프의 당선 시점에는 금 ETF에서는 자금이 유출돼 비트코인 ETF로 유입됐는데 당선 이후 코인 준비자산화 세부 사항이 기대 이하로 나타나면서 오히려 트럼프 재집권 초기 반대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비트코인 매입에 있어 세금을 사용해 신규 매입하지 않겠다고 했는데 최근에 금을 매각하고 비트코인을 매수할 수도 있다고 언급하고 있다”며 “비트코인과 경쟁관계에서 금이 밀려나면서 금값 장기 상승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리스크를 염두에 둬야 한다”고 당부했다.

홍 연구원은 마지막으로 “국내 금 가격이 국제가격 대비 20% 정도 상승한 상황은 시장이 효율적으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뜻”이라며 “국내에서 활발한 현물시장처럼 선물시장 유동성이 풍부해지면 김치 프리미엄이나 비효율성이 제거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전했다.

세 번째 발표자인 김진 동덕여자대학교 교수는 ‘금 현물시장 조세특례제도의 현황 및 이슈’ 발표를 통해 KRX금시장 관련 조세특례제도 현황을 진단하고, 터키·중국 등 해외 성공 사례와 국내 제도 개선 방향을 비교·분석했다.

이어진 패널 토론에서는 홍범교 前한국조세재정연구원 부원장을 좌장으로, 손승태 한국거래소 부장, 송종길 한국금거래소 대표이사, 한우준 한국투자증권 부장, 박종진 한국예탁결제원 부장, 이재상 한국조폐공사 부장 등 전문가들이 참여해 금시장 유동성 제고 및 활성화를 위한 실질적 대안이 논의됐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이번 세미나는 KRX금시장이 지난 11년간 쌓아온 성과를 바탕으로 새로운 도약을 모색하는 자리였다”며 “앞으로도 산업·투자자 관점에서 실질적인 제도 개선과 유동성 확대를 위해 적극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이비엔(EBN)뉴스센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