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병석 SK가스 사장이 25일 울산에서 열린 ‘SK가스 미디어 투어’에 화상으로 참석해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는 모습. [출처=이남석 EBN 기자]](https://cdn.ebn.co.kr/news/photo/202503/1656704_669968_2031.jpg)
[울산=이남석 기자] "사업 모델의 가장 큰 장점을 한마디로 말한다면 연결의 힘이라고 할 수 있다."
윤병석 SK가스 사장이 코리아에너지터미널(KET)부터 울산GPS까지 이어지는 사업 모델의 핵심을 '연결성'으로 정의했다.
윤 사장은 25일 울산에서 열린 ‘SK가스 미디어 투어’에 화상으로 참석해 "울산GPS와 KET 모두 우리에게 중요한 전환점이 되는 전략자산"이라며 이처럼 밝혔다.
KET는 SK가스가 한국석유공사와 총 1조2000억원을 투자해 설립한 대규모 에너지터미널이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석유와 액화천연가스(LNG)를 모두 저장할 수 있다.
울산GPS는 LNG와 액화석유가스(LPG) 두 연료를 활용할 수 있는 국내 최초의 북합화력 발전소다. KET와 함께 SK가스의 핵심 발전소로 꼽힌다.
주기기는 가스터빈(410.5MW) 2개, 스팀터빈(406MW) 1개로 구성됐다. 발전 용량은 1.2GW로 원자력 발전소 1기와 맞먹는다. 연간 생산 전력량은 일반 가정 280만 가구가 1년간(가구당 월 250kWh 이용 기준) 사용할 수 있는 규모다. 5㎞ 떨어진 KET에서 배관을 통해 연간 90만∼100만t 규모 LNG를 직접 공급받는다.
SK가스는 울산GPS와 KET 가동으로 업스트림부터 다운스트림까지 LNG 전 밸류체인을 완성할 수 있게 됐다.
윤 사장은 SK가스가 KET-울산GPS 라인을 구축하면서 자사 경쟁력을 한층 끌어올렸다고 강조했다. 다만 최초의 사업 모델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각종 어려움도 존재할 것으로 내다봤다.
윤 사장은 "LNG는 국가 경영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발전 난방에 들어가기 때문에 가격 변동성이 매우 크다"며 "우리는 그 사이의 가격 차이를 가지고 남들이 얻어낼 수 없는 추가적인 이익을 만들어낸다"고 말했다.
이어 "사실 세계 최초의 도전이고 앞으로의 길이 쉽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지금까지 우리 발전소와 터미널이 잘 운영되고 있지만 최초로 도전하는 모든 요소들의 어려움이 많이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 울산GPS의 성과 중요…"LPG-LNG 두 개의 엔진 장착"
윤 사장은 지난해 회사 성적이 다소 부진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기대치에 벗어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SK가스는 지난해 연결기준 잠정 매출과 영업이익으로 각각 7조946억원과 2875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1.5%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5.3% 감소했다.
윤 사장은 완공된 지 채 일 년도 되지 않은 울산GPS가 시장 예상을 뛰어넘는 성과를 거둔 것에 후한 점수를 줬다.
울산GPS는 작년 12월 상업운전에 성공한 이후 한 달여 만에 280억원의 영업이익을을 달성, 모회사인 SK가스의 4분기 실적이 흑자 전환하는 데 힘을 보탰다. 이는 SK가스의 주력 사업인 LPG 부문의 영업이익(949억원)의 30% 수준에 달하는 규모이기도 하다.
윤 사장은 "작년까지는 울산GPS가 겨우 한 달 정도 돌아가는 수준이었고 대부분의 이익이 LPG에서 나왔다"며 "작년에 LPG만 가지고 사업을 진행한 데 있어 기대치를 벗어나지 않는 사업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 울산GPS와 LNG 터미널이 들어오면 단기적으로는 울산GPS의 성과가 굉장히 중요하다"며 "올해 내부적으로 (울산GPS에 대해) 양 날개 또는 두 개의 엔진이라 부른다"고 강조했다.
또 "LPG가 하나의 엔진이고 LNG 발전이 또 다른 엔진"이라며 "이제 두 개의 엔진으로 SK가스가 날아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 사장은 울산GPS가 적어도 2년 후부터 효자 노릇을 본격 수행할 것으로 내다봤다. 실적 개선의 근거로는 LNG 저장 탱크의 확장을 꼽았다.
그는 "2-3년 정도 지나면 울산GPS도 완벽한 안전망을 가질테고 LNG 탱크가 증설되면 LNG 사업에서도 수익이 나올 수 있다"며 "아직은 LNG 사업이 탱크 두 개를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스케일이 좀 부족하지만 세 번째와 네 번째 탱크가 4-5년 안에 만들어지면 울산GPS 수입도 한 번의 점프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출처= ]](https://cdn.ebn.co.kr/news/photo/202503/1656704_670096_1846.jpg)
■ "美와 거래 피할 수 없어..같이 가야"
아울러 윤 사장은 미국 정부의 에너지 정책에 동행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LNG 신규 수출 허가를 내주지 않던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의 조치를 취임 첫날 해제했다. 교역국들에게 자국 에너지 수입 압박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윤 사장은 "SK가스는 이미 LPG를 미국에서 가장 많이 수입하는 회사 중 하나"라며 "미국이 전 세계 LNG 수출 캐파의 반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보이는데, 미국과의 거래는 피할 수 없고 같이 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SK가스가 갖고 있는 LNG를 LPG로 바꿀 수 있는 옵셔널리티의 힘이 발휘될 수 있다"며 "LNG 가격이 낮아지면 메인 연료 가격이 낮아져 이점을 얻을 수 있고 올라가는 경우엔 옵셔널리티를 통해 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옵셔널리티는 액화천연가스와 액화석유가스 사이 가격 차이를 활용해 얻는 추가 이익이다. 저장하고 있던 액화천연가스 가격이 올랐을 때 고객사에 공급하는 대신 해외에 판매해 수익을 얻는다.
한편 SK가스는 지난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분야에서 두드러진 성과를 보였다. 넷제로 로드맵 수립과 인권 경영체계 강화 등 ESG 경영 내재화를 위한 과제를 지속 수행했다. 그 결과 2년 연속 MSCI 최고 등급인 AAA와 탄소배출 관련 CDP 최상위 등급인 리더십 A를 획득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