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 바다의 서막…HD현대·美안두릴 'AI 함정 동맹'

HD현대가 글로벌 방산 공략을 지속한다.

미국의 방산 특화 인공지능(AI) 기업 안두릴인더스트리(Anduril Industries, 이하 안두릴)와 손잡고 무인수상정(USV) 개발에 착수한 것.

HD현대는 미국 안두릴과 '무인수상정 개발 및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4일 밝혔다.

이번 협약은 HD현대의 자율운항 선박 기술력과 안두릴의 전장 AI 솔루션을 결합한 차세대 무인함정 공동개발을 골자로 한다. 향후 미 해군 및 글로벌 방산 시장 진출을 목표로 양사는 기술 공동개발, 시제품 제작, 사업화에 이르는 전방위 협력을 이어갈 방침이다.

HD현대는 AI 기반 항해 자동화, 기관 자동화, 통합 안전관제 등 다년간 쌓아온 기술력에 함정 특화 기능을 더해 'AI 함정 자율화 기술(Vessel Autonomy)'을 고도화할 계획이다. 안두릴은 무인 수상정 군집 제어 및 자동 임무 수행을 가능케 하는 '자율임무수행체계(Mission Autonomy)'를 맡는다. 양 기술의 융합은 무인함정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하며 안정적 운항과 작전 효율성 극대화를 동시에 도모한다.

이번 협약은 단순 기술 제휴를 넘어, HD현대의 방산 경쟁력 확장을 가속화하는 계기로 평가된다.

HD현대는 세계 최대 조선해양 기업이라는 제조 역량에 더해, 함정 분야에서는 고속정·구축함·잠수함 등 국방 핵심 플랫폼을 생산해온 노하우를 갖추고 있다. 최근에는 자율운항 기반 무인함정, 유무인 복합 전력 체계 등 미래 전력 분야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주원호 특수선사업대표는 "차세대 함정의 핵심 기술인 무인화 분야에서 안두릴과 협력하게 돼 매우 뜻깊다"며 "AI 기반의 첨단 기술로 승조원을 최소화한 함정, 완전 무인 전투 플랫폼을 조속히 실현해 해군의 전력 확보와 국산 무기 수출 확대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파트너사인 안두릴 역시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쉼프 CEO는 "세계 최고 수준의 조선사인 HD현대와의 협업은 미국을 넘어 글로벌 무인함정 시장을 선도하는 데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HD현대는 이번 협약을 계기로 유인함정의 단계적 무인화도 가속화할 방침이다. AI 함정 자율화 기술을 점진적으로 확대 적용해 병역자원 감소와 승조원 부족 문제를 해소하는 한편, 수출형 무인함정 패키지를 표준화해 방산 수출 저변도 넓혀간다는 구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