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D현대중공업이 지난해 12월 기본설계를 완료한 한국형 차기구축함(KDDX)의 조감도}>[제공=HD현대중공업]](https://cdn.ebn.co.kr/news/photo/202504/1657528_670924_637.jpg)
8조원 규모의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사업이 이달 내 결론에 이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사업 방식 논의가 지연되면서 최종 사업자 선정도 기약 없이 미뤄지고 있다.
현재 방위사업청 주도로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의 공동 참여를 위한 상생 협력안이 논의 중이나, 양측 간 입장 차가 커 쉽게 절충점을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1일 업계에 따르면, 방위사업청은 오는 2일 개최 예정인 사업분과위원회에서 KDDX 관련 안건을 상정하지 않을 예정이다.
당초 방사청은 3월 중 사업방식을 결정하고 4월 방위사업추진위원회 심의를 목표로 했으나, 안건 상정이 연기되며 다시 불투명한 상황에 놓였다.
KDDX 사업은 총 7조8000억 원이 투입되는 대형 국책 프로젝트로, 6000톤급 이지스 구축함 6척을 국내 기술로 설계·건조한다. 선체부터 레이더 등 무기체계까지 모두 국내 기술로 건조할 계획으로, 구축함이 완성되면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6번째로 함정을 국산화하게 된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사업자 선정 지연은 또 다시 4월로 시간을 넘기게 됐다. 방사청은 지난달 17일 사업분과위원회를 열고 KDDX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사업 방식을 심의했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다. 지난주 분과위 역시 KDDX 안건이 논의되지 않았다.
사업 추진 방식은 수의계약, 경쟁입찰, 공동 건조 등 여러 방안이 논의되고 있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한 채 난항을 겪고 있다.
상세설계는 구축함 건조의 핵심 절차이자, 실질적인 사업 주도권이 결정되는 단계다. 함정 사업은 일반적으로 ‘개념설계→기본설계→상세설계·초도함 건조→후속함 건조’의 순으로 진행되며, 상세설계를 수행하는 업체는 이지스함 설계 역량을 입증할 수 있는 결정적 기회를 갖게 된다.
이전 단계인 개념설계는 한화오션의 전신인 대우조선해양이 수행했으며, 기본설계는 HD현대중공업이 맡았다. 업계 관행상 기본설계를 수행한 업체가 상세설계와 선도함 건조까지 이어받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HD현대중공업의 과거 보안사고 전력을 이유로 최종 사업자 선정이 계속 미뤄지고 있는 상황이다.
경쟁이 과열되자 산업통상자원부는 양사를 동시에 방산업체로 지정하며 공동 개발·건조 가능성을 열어뒀다. 그러나 공동개발 선례가 없어 실효성 있는 협력안 도출이 난망한 상태다.
HD현대중공업은 자사가 주계약자가 되어 한화오션이 일부 영역에 참여하는 ‘수의계약’을 주장하고 있고, 한화오션은 공동계약 아래 상세설계를 공동 수행하고 선도함을 분할 건조하는 방식을 제안하고 있다.
이 같은 구조에서는 법률상 계약 책임 소재와 개발 리스크 분담 등의 쟁점이 얽히며 공동계약에 따른 실현 가능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는 이달 중으로 사업자 선정 방식이라도 확정되지 않으면 사업 추진 자체가 장기 표류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대통령 탄핵 정국 속에서 방사청이 의사결정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업계는 방추위 심의에 따라 이달 내로 사업의 윤곽이 잡히고 결론을 내릴 수 있을지 지켜보고 있다. 방사청 관계자는 "함정 업계 간 상생협력 방안을 추가로 보완, 논의한 후에 이달 중순께 분과위에 상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