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HD현대중공업]](https://cdn.ebn.co.kr/news/photo/202503/1655506_668582_4635.png)
'한국형 차기구축함(KDDX)' 구축함 건조 사업 선정 방식 결정이 또 다시 유보됐다. 방위산업청(방사청)이 이달 내로 결론 낼 것이란 업계의 유력한 전망을 깬 것.
업계는 이번 결정에는 정치적 논리가 개입하면서, 방사청이 KDDX 사업 선정 '골든타임'을 놓쳤다고 비판한다. KDDX 선정이 탄핵 이후로 결정될 것이 확정됨에 따라 이번 사업 선정이 2년까지 길어질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방사청은 여론의 뭇매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18일 조선 및 방위산업계에 따르면 방사청은 사업분과위원회(분과위)를 열고 KDDX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사업 방식을 심의했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다. 회의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이러한 배경에 대해 방사청은 "수의계약 필요 사유, 공동 개발 방안 등을 더 검토해 논의할 예정"이라면서 "구체적인 안건 내용과 분과위 의사결정 결과는 방위사업법 제6조 청렴 서약제도에 따라 방추위 최종 의결 전까지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방사청은 내달 2일 방위사업추진위원회 이전에 다시 분과위를 소집하고, 사업 추진 방식을 확정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분과위는 약 1년간 표류했던 KDDX 사업 방식이 확정될 가능성이 높다. 앞서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은 KDDX 사업을 수주하기 위해 치열하게 다퉜기 때문이다.
KDDX 사업은 7조8000억원을 들여 6000톤(t)급 이지스함 6척을 건조하는 대규모 국책사업이다. 선체부터 레이더 등 무기체계까지 모두 국내 기술로 건조한다. 구축함이 완성되면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6번째로 함정을 국산화하게 되는 것.
사업에 참여한 기업은 한국형 이지스함을 설계할 수 있다는 실질적인 능력을 입증하게 된다. 현재로서는 큰 이윤이 남지 않는 사업이지만, 향후 해외 수주 등 파급 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사업은 '개념설계→기본설계→상세설계·초도함 건조→후속함 건조' 순으로 진행된다. 개념설계는 함정 초안을 그리는 것이라면 기본설계는 함정에 탑재할 각종 무기체계 등을 어디에 배치할지 구체화하는 작업이다.
개념설계는 한화오션의 전신인 대우조선해양이, 기본설계는 HD현대중공업이 수주했다. 남은 절차는 상세설계 및 건조다.
특히, 상세설계는 KDDX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는 첫 단계다. 사실상 사업의 주도권을 쥐는 작업이다.
이 때문에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은 법적 분쟁까지 벌이며 상세설계 사업을 수주하기 위해 경쟁했다. 치열한 공방이 오갔고, 지난해 12월 경찰이 한화오션이 고발한 건에 대해 혐의없음으로 불송치하며 법정 분쟁이 마무리됐다.
![[출처=한화오션]](https://cdn.ebn.co.kr/news/photo/202503/1655506_668583_489.jpg)
업계는 이번 분과위로 사업 방식이 선정될 것으로 내다봤다. KDDX 사업이 1년 이상 지체되며 국가 안보에 대한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게다가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심판이 임박했다는 점에서, 이번 분과위에서 상세설계 수주의 윤곽이 나올 것으로 전망했다. 이미 KDDX 사업이 지체된 만큼, 더는 결정을 미뤄선 안 된다는 여론이 우세했다.
또한, 이번 주가 탄핵 인용 여부, 정치적 논리 등과 관련 없이 사업을 진행할 수 있는 마지막 '골든타임'이라는 점도 주효했다.
그러나 방사청이 다시 한번 결정을 미루면서 KDDX 사업은 미궁 속으로 빠졌다. 방사청이 다시 논의한다고 밝혔지만, 업계는 방사청이 다음 분과위에서도 결론을 내지 못할 것으로 본다. '다음 정권에서 결정해야 한다'는 정치적 논리가 개입하기 시작한 만큼, 방사청이 자가당착에 빠지기 시작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가장 큰 문제는 이번 방사청의 결정으로 KDDX 사업이 표류할 가능성이 더 커졌다는 점이다. 탄핵이 기각될 경우 여야의 정치권 공방이 거세지고, 방사청도 다시 눈치 보기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탄핵이 인용되면 현 방사청은 힘을 잃는다. 방사청장은 대통령이 임명권을 가지고 있다. 선거를 통해 새 정부가 출범하고, 국방부장·차관 및 방사청장이 선임될 때까지 방사청은 차일피일 결정을 미룰 것이란 분석이다. 조기 대선 기간, 방사청장 선임 기간 등을 고려하면 대략 1년은 KDDX 사업 결정이 미뤄지게 된다.
이번 결정으로 방사청은 정치권 눈치를 보다가 국가 안보 우려를 키웠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다수의 방산업계 관계자는 "중심을 잡고 국가 방위사업을 책임지고 이끌어갈 방위사업청이 정치논리에 휘말린 일부 인사들에게 끌려다니는 형국"이라며 "북한 위협이 거세지는 이런 중차대한 시국에 권위와 위신이 크게 손상된 방사청이 향후 국가 방산을 어떻게 이끌어갈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 HD현대오일뱅크, '현대 엑스티어 가솔린 G시리즈' 리뉴얼 출시
- 한화, 호주 군함 제조사 오스탈 인수 재추진…실탄 3300억원 마련
- 방사청, KDDX 선도함 건조 사업자 선정 방식 결정 못 해
- HD현대重, 협력사 '토탈솔루션' 지원한다
- 한화오션, '월라 쉬라호' 정비 완수…"기술력ㆍ신뢰성 입증"
- 한화오션, 잠수함 시장 장악…광폭 행보 가속화
- '전략가' 김동관 리더십에 한화오션 존재감 'UP'
- '일감 꽉 찬' HD현대 조선 3사, 생산기술직 공개채용 실시
- 한화오션, 스마트 기술로 선박 구조 안전성 실시간 진단한다
- 전력화 '무한 연기' KDDX 4월 결론 나와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