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이 인수한 미국 필리조선소  [출처=한화오션]
한화그룹이 인수한 미국 필리조선소  [출처=한화오션]

한화오션이 전매특허인 잠수함을 중심으로 방산 사업 확장 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한화가 호주 조선·방산 기업 오스탈(Austal)의 최대주주 등극을 앞두면서, '글로벌 방산 톱 10'을 목표로 가속 폐달을 밟는다.

19일 조선 및 방산업계에 따르면, 한화는 오스탈 지분 9.91%를 1687억 원에 인수했다. 여기에 추가로 9.9%에 대한 총수익스와프(TRS) 계약도 체결한 상태다. 현재 호주 정부의 승인 절차가 진행 중이며, 계약이 마무리되면 한화는 오스탈 지분 19.8%를 확보해 기존 최대주주 타타랑벤처스(17.09%)를 제치고 최대주주로 올라서게 된다.

오스탈은 미국 해군의 주요 함정 공급업체다. 특히 미국 앨라배마주 모빌과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에 조선소를 운영하고 있으며, 미국 내 소형 수상함과 군수지원함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오스탈의 기술력과 생산 능력을 고려할 때, 한화오션이 최대주주로 올라설 경우 글로벌 방산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는 확실한 교두보를 마련하게 된다.

이번 오스탈 인수는 단순한 지분 확보를 넘어, 한화오션의 방산 사업 확장과 직결된다. 오스탈은 미 해군의 군함을 직접 건조하는 것뿐만 아니라, 한화오션이 적극적으로 전개 중인 유지·보수(MRO, Maintenance, Repair, Overhaul) 사업과도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오스탈은 필리핀 발람반 지역에 조선 시설을 운영하고 있으며, 이는 동남아 및 서태평양 지역에서의 미 해군 전력 강화와 맞물린다. 미국은 중국과의 갈등이 심화되는 가운데 남중국해와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해군 작전 능력을 확대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오스탈의 필리핀 조선 시설은 미 해군의 함정 유지·보수를 위한 핵심 거점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

한화오션은 최근 해양 방산 사업 확장을 위한 행보를 지속하고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미국 필리조선소를 인수하며, 북미 조선과 방산 시장에서의 진출 거점을 확보했다. 미국 내 직접 투자인 만큼, 자국 내 제조업 보호를 강조하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책 기조와 맞물려 수혜를 받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기술적으로도 함선들의 스텔스 기능을 제공하는 고내후성 차열도료를 개발하며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차열도료는 함정 선체 및 함내 온도 상승을 효과적으로 억제하는 역할을 한다. 함정의 선체 온도가 낮아지면 외부로 방출되는 적외선 신호가 줄어들어 적함의 탐지 가능성이 낮아지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지난 13일에는 국내 최초로 수주한 미국 해군의 함정 MRO 사업인 미 해군 군수지원함 ‘월리 쉬라(USNS Wally Schirra)’호가 6개월 만에 정비를 마치고 출항했다. 이를 통해 한화오션은 연간 20조 원 규모의 미국 함정 MRO 시장 공략을 본격화했다.

한화 관계자는 "한화의 글로벌 상선 및 함정 분야에서 입증된 건조 능력과 미 국방부 및 해군과의 단단한 네트워크에 오스탈과의 시너지가 더해진다면 향후 수주 확대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한편 한화오션은  1987년 장보고-I 사업의 첫 번째 함정인 ‘장보고함’을 수주한 이래 현재까지 국내에서 가장 많은 23척의 잠수함(209급 9척, 214급 3척, 3000톤급 5척, 수출 잠수함 6척)을 수주했고, 이중 17척이 성공적으로 인도했으며 6척이 건조중이다. 특히 국내업체로는 유일하게 해외 잠수함 수주 실적을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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