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중공업이 지난해 12월 기본설계를 완료한 한국형 차기구축함(KDDX)의 조감도. [출처=HD현대중공업]
HD현대중공업이 지난해 12월 기본설계를 완료한 한국형 차기구축함(KDDX)의 조감도. [출처=HD현대중공업]

방위사업청이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사업의 선도함 건조 사업자 선정 방식을 정하기 위해 논의를 진행했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17일 방사청은 사업분과위원회를 열고, 수의계약, 경쟁입찰,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의 공동 설계 등 세 가지 방안을 놓고 논의했지만, 최종 결정을 이루어지지 않았다.

방사청은 내달 2일 예정된 방위사업추진위원회(방추위) 이전에 다시 사업분과위원회를 소집해 사업 추진 방식을 확정할 계획이다.

방사청 관계자는 "구체적인 안건 내용과 분과위 의사결정 결과는 방위사업법 제6조 청렴서약제도에 따라 방추위 최종 의결 전까지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면서도 "수의계약의 필요성과 공동개발 가능성 등을 더욱 심층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KDDX 사업은 2030년까지 약 7조 8000억원을 투입해 6000톤급 이지스 구축함 6척을 국내 기술로 건조하는 대규모 국책 사업이다. 당초 지난해부터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가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사업자 선정 방식을 두고 조선업계 갈등이 이어지면서 1년 이상 지연되고 있다.

KDDX 기본설계는 2020년 HD현대중공업이 맡았으며, 이에 따라 상세설계와 선도함 건조 역시 수의계약 방식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았다. 하지만 경쟁사인 한화오션이 과거 HD현대중공업의 군사기밀 유출 사건을 문제 삼으며 경쟁입찰을 요구하면서 논란이 커졌다.

특히 한화오션 측은 "국가안보와 방산 기술 보호를 고려할 때 사업자 선정 방식이 공정하게 진행되어야 한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반면, HD현대중공업은 방위산업관리규정에 따라 기본설계를 수행한 업체가 상세설계와 선도함 건조를 수의계약으로 진행하는 것이 원칙이라는 입장이다.

KDDX 사업의 지속적인 지연에 해군도 우려를 표하고 있다.

양용모 해군참모총장은 지난달 말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 양사에 보낸 서신에서 "엄중한 안보 환경 속에서 주요 함정의 전력화 시기가 계속 지연되는 것에 대해 많은 우려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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