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중공업이 기본설계를 완료한 한국형 차기구축함(KDDX)의 조감도 [제공=HD현대중공업]](https://cdn.ebn.co.kr/news/photo/202502/1651475_663990_127.jpg)
특수선 분야 '양강(兩強)'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이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사업을 두고 다시금 맞붙는다.
양사간 입장이 크게 갈리는 입찰 방식이 조만간 결정될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각사의 입장을 관철하기 위한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전력화 지연을 우려한 일각에서 공동설계와 동시 건조 등의 방안이 거론되고 있으나 현실적으로 가능성이 낮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방위사업청은 이르면 내달 방위사업추진위원회를 열어 KDDX 최종 사업자 선정을 위한 사업 방식 등을 결정할 예정이다.
KDDX는 2030년까지 우리 해군이 6000t급 이지스함 6척을 발주하는 사업. 총 사업비 7조8000억원 가량이 투입돼 선체부터 무기체계까지 모두 국내 기술로 건조되는 첫 구축함이다. 향후 해외 수출 가능성까지 고려하면 국내 방산업계에 있어 ‘최대어’로 꼽힌다.
함정 사업은 개념설계→기본설계→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후속함 건조로 나눠 진행된다. 개념설계는 2012년 당시 대우조선해양(한화오션)이 수주했고, 기본설계는 2020년 HD현대중공업이 수주했다. 남은 절차는 상세설계와 건조 단계다.
지난해 11월부터 방산업체 지정 절차를 진행해온 산업부는 이달 초 양사를 모두 방산업체로 확정했다. 산업부는 방사청, 해군, 국방과학연구소, 국방기술품질원, 국방신속획득기술연구원 등으로 구성된 합동 현장실사단을 통해 절차적 타당성과 공정성 확보에 특별히 신경썼다.
산업부가 양사를 동시 지정하면서 공은 방사청에 넘어갔다. 방사청이 수의계약 혹은 경쟁입찰 중 어느 것을 택하냐에 따라 업체 선정과정이 먼저 갈리게 된다.
HD현대중공업은 선도함의 기본설계를 담당한 업체가 관행대로 수의계약을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화오션은 보안사고 전력을 감안, 경쟁입찰로 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 한화오션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등 최첨단 수상함 함정모형 [제공=한화오션]](https://cdn.ebn.co.kr/news/photo/202502/1651475_663991_144.jpg)
이미 양사는 해당 사안을 두고 지난해 치열한 신경전을 벌였다. 서로에 대한 고소, 고발이 이어지며 대립이 격화됐다. 방위사업청은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못한 채 사업방식 결정을 미뤘다. 사업 착수가 1년 가량 늦어지며 KDDX 사업 전력화가 늦어지고 국방 공백 우려도 커진 상황.
사업 추진을 서두르기 위해 제기되는 것은 양사의 공동 설계와 선도함과 후속함의 동시 건조다. 통상 선도함 설계와 건조 과정과 양산함 건조를 나눠 일정을 진행하지만, 상세설계와 후속함 건조방식까지 전체 사업일정을 빠르게 확정해 신속하게 사업을 추진하기 위함이다.
문제는 후속함의 양사 분할 건조와 달리 공동설계 과정은 전례가 없는 만큼 쉽지 않다는 점이다. 방사청도 공동개발 방식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신현승 방위사업청 함정사업부장은 최근 국회 토론회에 참석해 "상세설계와 선도함 건조를 기술적으로 분리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며, "상세설계가 종료된 후 선박 건조가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전체 공정 기간에 걸쳐 설계가 이루어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도 공동개발에 따른 예산 문제는 차치하더라도 양사간 업무 배분과 다양한 체계 연동의 어려움, 기술 유출 문제, 효율성 저하 등을 이유로 실현 가능성이 낮다는 평가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양사가 수출함정 분야에 대한 협력체계를 구축했으나 KDDX는 이와는 전혀 다른 문제”라며 “공동개발의 전례가 전혀 없는 상황에서 향후 기술 부문에 대한 책임소재와 효율성 등에서 복잡한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