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의 한 건설 현장 모습 [출처=연합뉴스]
서울 시내의 한 건설 현장 모습 [출처=연합뉴스]

지난달 취업자 수가 19만명 이상 증가하며 올해 들어 3개월 연속 10만명대 증가세를 이어갔다. 그러나 제조업과 건설업 취업자 수가 큰 폭으로 감소하고 청년층 고용 부진도 계속되는 등 고용의 질적 측면에서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부는 향후 미국발 관세 정책의 영향이 본격화될 경우 수출 주력 산업의 고용 위축이 심화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9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5년 3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15세 이상 취업자는 2858만9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9만3000명 증가했다. 취업자 수는 올 1월(13만5000명) 이후 3개월 연속 10만명대 증가폭을 기록하며 양적인 안정세를 보였다.

다만 제조업과 건설업의 고용 위축이 두드러졌다. 건설업 취업자는 1년 전보다 18만5000명이나 급감하며 2013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최대 감소폭을 기록했다. 이는 11개월 연속 감소세로, 최장기간 감소 기록이기도 하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건설 경기 부진이 시차를 두고 고용 시장에 본격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양질의 일자리로 평가받는 제조업 취업자 역시 11만2000명 줄어, 2020년 11월(-11만3000명) 이후 4년 4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정부는 내수 회복 지연으로 소비재 경공업, 기계·장비 제조업 등을 중심으로 고용이 부진했다고 설명했다. 향후 미국의 관세 정책 영향이 가시화되면 수출 의존도가 높은 제조업 고용에 더 큰 충격이 올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반면 보건·사회복지서비스업(21만2000명), 공공행정·국방 및 사회보장행정(8만7000명), 금융·보험업(6만5000명) 등에서는 취업자가 늘었다.

연령대별로는 60세 이상(36만5000명)과 30대(10만9000명)에서 취업자가 증가했지만, 청년층(15~29세)은 20만6000명 급감했다. 40대(-4만9000명)와 50대(-2만6000명)도 감소세를 보였다.

15세 이상 전체 고용률은 62.5%로 1년 전보다 0.1%포인트 상승하며 3월 기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청년층 고용률은 44.5%로 1.4%포인트 하락하며 같은 달 기준 2021년 3월(43.3%) 이후 가장 낮았다. 기재부는 청년층 고용 부진이 20대 후반으로 확산하고 있으며, 기업의 경력직 선호 현상 심화 등이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우리 경제에 '관세폭풍'이라는 또 다른 먹구름이 드리워지고 있다"며 향후 제조업 등 수출 주력 산업의 고용 부진 심화 가능성을 우려했다.

정부는 올해 일자리 예산 신속 집행, 10조원 규모 추경안 마련을 통한 통상환경 대응 및 산업경쟁력 강화, 주력산업 경쟁력 강화 방안 마련, 기업 고용애로 해소 및 청년고용 지원 등을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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