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완공 당시 다음커뮤니케이션 글로벌미디어센터. [출처=연합]
2006년 완공 당시 다음커뮤니케이션 글로벌미디어센터. [출처=연합]

매각설이 나오고 있는 포털 사이트 '다음'의 검색 시장 점유율이 2%대에서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다음이 검색 시장 경쟁력을 회복하기 위해선 검색에 인공지능(AI) 기능을 도입하고 콘텐츠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4일 국내 웹사이트 분석 사이트 인터넷트렌드에 올해 1월 1일~4월 12일까지 국내 검색 시장에서 다음은 2.83%의 점유율로 4위에 머물렀다. 1위인 네이버(65.19%)에 한참 뒤질 뿐만 아니라 마이크로소프트(MS) 빙(3.04%)에도 못 미쳤다. 

지난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다음은 네이버, 구글에 이어 검색 시장 3위의 자리를 지켰다. 2024년 1월 점유율은 4.72%였고 2~3월에도 비슷했다. 그런데 4월 3.72%를 기록하며 점유율이 3%대로 내려갔다. 5월(3.64%)→6월(3.53%)로 하락세를 찍었다. 

급기야 하반기 시작인 7월 다음의 검색 시장 점유율은 3.4%로 떨어져 3.55%를 기록한 MS 빙에게 3위 자리를 내주고 4위로 주저 앉았다. MS 빙이 지난해 5월 검색에 생성형 AI 챗GPT를 탑재하면서 점유율을 높인 까닭이다. 

2025년 1월 1일~4월 12일 국내 검색 시장 점유율. [출처=인터넷트렌드 ]
2025년 1월 1일~4월 12일 국내 검색 시장 점유율. [출처=인터넷트렌드 ]

다음이 지금 같이 존재감이 희미했던 것은 아니다. 지난 2014년 카카오와 합병 당시만 해도 다음의 검색 시장 점유율은 20%대였다. 그러나 합병 후 2년 뒤인 2016년 15%로 떨어졌고 점점 하락해 2024년 12월 2.85%로 주저 앉았다. 

카카오는 이러한 다음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분사를 추진하고 있다. 다음을 운영하는 콘텐츠 사내독립기업(CIC)을 독립법인으로 떼어 내 빠른 의사결정과 시장 대응을 토대로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다음의 분사 추진은 매각설로 불거지고 있다. 노조를 중심으로 직원들이 거세게 반발하자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지난달 주주총회에서 "지금은 좋은 회사를 만드는 게 중점이고 현재 시점에서 매각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다만, 이 역시 향후 매각 가능성을 열어둔 발언으로 해석된다. 

카카오는 지난 11일 공시를 통해 "카카오 그룹의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포털 '다음'의 서비스 경쟁력 강화와 신속하고 독자적인 의사결정이 가능한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구체적인 사항은 결정된 바 없으며 이사회 의결 과정 등을 거쳐 확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향후 매각 가능성을 부정하지 않은 셈이다. 

포털업계에서는 다음이 검색 시장 경쟁력을 회복하려면 AI 기능 도입을 서둘러야 한다고 지적한다. 다음을 제외한 거대 포털은 모두 검색에 AI를 도입했다.

시장 1위인 네이버는 지난달 27일 자체 개발한 생성형 AI 하이퍼클로바X를 검색 기능에 적용한 'AI 브리핑'을 출시했다. 사용자가 검색어를 입력하면 요약된 답변과 콘텐츠 출처를 직관적으로 제공한다. 검색 맥락에 맞는 개인화된 추천 기능도 이용할 수 있다. 

구글도 검색 서비스에 생성형 AI를 베타 버전으로 서비스하고 있다. 질의어로 검색을 실행하면 생성형 AI가 요약한 개요인 'AI 개요'를 일목요연하게 보여준다.  

MS 빙도 검색에 챗GPT 탑재에 이어 생성 검색 기능을 도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단순한 키워드를 넘어 질문이나 요구사항에 더 정확한 답변을 제공하기 위해서다. 현재 미국에서 베타 버전으로 출시됐다.   

한 정보기술(IT)업계 관계자는 "정보가 범람하면서 맞춤 정보를 제공하는 게 더 중요해졌다. 이용자가 검색했을 때 AI가 필요한 정보를 알아서 요약해 주고 뽑아주는 걸로 트렌드가 변화하고 있다"며 "이런한 변화의 물결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다음의 콘텐츠와 이용자끼리의 '소통' 기능 강화가 필요하단 지적이 나온다. 다음은 한 때 블로그 서비스인 '티스토리'가 전문가적인 내용을 제공하는 블로그를 다수 보유해 콘텐츠 내용과 깊이가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은 바 있다. 이용자들이 토론하고 의견을 나누는 장이었던 '아고라'도 킬러 콘텐츠였다. 이러한 킬러 콘텐츠와 커뮤니티 기능을 부활시켜 이용자 체류 시간을 늘려야 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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