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석유화학 본사 전경 [출처=금호석유화학]
금호석유화학 본사 전경 [출처=금호석유화학]

업계 침체가 장기화하는 가운데 국내 4대 석유화학 기업(금호석유화학·LG화학·롯데케미칼·한화솔루션)이 올해 1분기 엇갈린 성적표를 받아들일 것으로 보인다.

금호석유화학과 LG화학이 흑자를 거두며 나름의 호실적을 거둘 것으로 보이는 반면 롯데케미칼과 한화솔루션은 적자 성적표를 받으며 불안한 스타트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15일 석유화학업계에 따르면 금호석유화학은 올 1분기 754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면서 '흑자 행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전년 동기 대비 4.08% 감소했지만 전 분기 대비로는 654% 이상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일부 증권사들은 금호석유호학의 1분기 컨센서스를 850억원대 안팎으로 추산하고 있다.

어닝 서프라이즈 배경으로는 '합성고무 사업'이 꼽힌다. 금호석유화학은 지난 1973년부터 국내 최초로 합성 고무를 만들기 시작해 현재 의료용·산업용 장갑 원료로 쓰이는 NB라텍스 합성 고무 소재 분야에서 전 세계 1위를 달리고 있다. 합성 고무 사업에서만 지난 한 해 1008억원 영업이익을 거뒀다.

올 1분기에는 타이어의 주원료로 사용되는 스티렌부타디엔고무(SBR) 스프레드가 직전 분기 대비 7.42% 오른 톤당 709달러를 기록하면서 수익성 개선에 힘을 보탰다.

중국 정부가 최근 이구환신(낡은 제품의 새 제품 교체 지원) 정책을 적극 펼친 점도 실적 개선 기대감을 높이는 요소다.

신한투자증권은 "타이어용 고무는 중국의 이구환신 정책으로 수요가 호조인 반면 공급 증가는 제한적이라 우호적인 수급 밸런스가 지속됐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금호석유화학의 1분기 영업이익으로 851억원을 추정했다.

LG화학 역시 비(比) 화학 사업인 첨단 소재 부문에서의 선전을 토대로 흑자전환할 것으로 예상된다. 석유화학(기초소재) 부문 적자가 예상되지만 이구환신 영향으로 고부가합성수지(ABS) 업황이 회복되면서 실적 개선에 탄력이 받을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자회사 LG에너지솔루션의 실적마저 반영되면서 1분기에만 2078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 앞서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세액공제 혜택(AMPC)에 힘입어 1분기 시장 컨센서스를 상회하는 3747억원의 깜짝 영업이익을 냈다.

유안타증권은 LG화학에 대해 "예상 실적 특징을 ABS 회복과 배터리·양극재 판매량 부진으로 요약할 수 있다"며 "ABS는 중국 이구환신 수혜로 5~ 6% 내외의 영업이익률을 안정적으로 달성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롯데케미칼·한화솔루션 적자…배터리 고전, 계절적 비수기 등 영향

롯데케미칼과 한화솔루션은 업황 침체를 극복하지 못한 채 동반 부진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케미칼은 본업인 석화 경쟁력이 약화한 데다 배터리 소재 사업마저 고전하면서 1분기 1256억원 규모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대로라면 6개 분기 연속 적자다.

다만 지난해 4분기 영업손실액 2348억원 대비 적자폭이 대폭 축소된 점은 고무적이다. 1~2월 유가 강세와 첨단소재 부문의 계절적 이익 반등 영향으로 전 분기 대비 적자 폭을 줄였다.

한화솔루션은 1분기 610억원가량의 영업손실을 낼 것으로 보인다. 계절적 비수기에 따른 태양광 모듈 출하량 감소와 발전자산 매각 이익 제거 등의 영향으로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증권가에서는 올해 미국과 중국의 관세 전쟁, 중국의 이구환신 부양책 등이 겹치면서 석유화학 업계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높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하나증권은 "관세전쟁에 따른 경기 둔화 우려와 구매 수요 지연 등으로 석유화학 시황은 불확실성이 상존한다"며 "다만 이구환신을 비롯한 강력한 중국의 부양책이나 관세전쟁의 반사수혜 혹은 피해가 적은 제품군인 ABS·PC, 페놀유도체, SBR·BR, NBL, 가성·탄산칼륨 등은 상대적으로 견조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저작권자 © 이비엔(EBN)뉴스센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