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하이마트 PB 제품 '하이메이드' 김치냉장고 [출처=롯데하이마트]](https://cdn.ebn.co.kr/news/photo/202504/1659763_673637_5458.jpg)
롯데하이마트, 전자랜드 등 양판점이 위기를 겪고 있다. 고가 가전을 직접 보고 사는 ‘오프라인 구매’ 대신 ‘온라인 구매’ 비중이 커지면서 수익성이 악화한 것이다. 양판점은 유통 마진을 극대화할 수 있는 자체 브랜드(PB) 제품 판매에 공을 들이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하이마트와 전자랜드가 잇따라 PB 제품을 선보이면서 반등을 모색하고 있다. 롯데하이마트는 이달 가전 PB ‘플럭스’를 공식 론칭한다. 플럭스의 슬로건은 ‘스마트한 나를 위해 꼭 필요한 가치만 담아 더 나은 일상으로 연결’이다.
이미 1월부터 플럭스 상표를 단 상품을 출시한 바 있다. 청소기, 미니 건조기, LED TV 등이다. 미니 건조기와 무선 청소기 가격은 각각 25만원대, 16만원대로 가성비 소비를 추구하는 고객을 겨냥했다. 롯데하이마트는 앞으로 PB 상품을 늘려 유통 마진을 높이고 고객 유입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전자랜드도 PB 확장에 적극적이다. 가습기와 선풍기 등을 PB 상품을 선보인 바 있는 전자랜드는 최근 무선청소기 신제품 ‘아낙 슬림 더스트 스테이션’을 출시했다. 출고가는 29만9000원으로 주요 가전 제조사 ‘먼지통 자동 비움 청소기’의 절반 가격에 불과하다. 전자랜드는 앞으로도 PB 상품 개발에 지속적으로 나설 예정이다.
양판점이 PB에 주목하는 이유는 수익성 악화 속 PB 제품 ‘생존 전략’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롯데하이마트의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2조3566억원, 17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9.7%, 영업이익은 79.1% 감소했다.
전자랜드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전자랜드의 2023년 매출은 전년 대비 13% 감소한 5220억원, 영업손실은 172억원에 달했다. 롯데하이마트와 전자랜드의 점포 수도 하락세다. 롯데하이트는 2019년 466개에서 지난해는 330여개로 줄었다. 전자랜드는 2021년 131개에서 지난해 100여개로 3년 새 30여개 점포가 감소했다.
제조사 직영점의 성장도 양판점에는 악재로 통하고 있다. 삼성디지털플자와 LG베스트샵 등은 가전 제품을 ‘한 가지 브랜드로 통일’해 구매하는 신혼부부 등을 집중 공략하면서 탄탄한 수요층을 유지하고 있다. 양판점은 다양한 제품을 한 번에 볼 수 있다는 장점은 있지만, 제조사 직영점과 비교해 가격 경쟁력은 떨어질 수 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양판점은 ‘어디에서도 살 수 없는 단독 상품’을 보유 한 판매 채널로 재정립돼야 한다는 분위기도 커지도 있다. 우선 PB 상품은 중간 유통 마진이 없기 때문에 가격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 유통사가 직접 가격과 재고, 프로모션을 주도할 수 있어 운영 유연성도 크다. 이는 온라인과의 가격 비교에서도 우위를 차지할 수 있는 중요한 무기가 되는 셈이다.
다만 PB 확장에 따른 납품 제조사와의 ‘파트너십’이 흔들릴 가능성이 있다. 양판점의 주요 매출은 여전히 주요 제조사 제품에서 발생하는 데 PB 비중이 일정 수준 이상을 넘을 경우 제조사와 양판점 간 파트너십에 균열이 생길 수 있는 것이다.
수익성 확보가 급선무인 만큼 양판점은 당장 PB 제품 수를 꾸준히 늘린다는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PB 상품 다각화를 통해 고물가에 지친 소비자들의 선택폭을 넓힐 수 있다”면서 “양판점을 찾는 소비자들은 개인의 선택에 따라 주요 제조사의 프리미엄 제품을 구매하거나 혹은 높은 가성비 PB 상품을 구매할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