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EBN AI 그래픽]](https://cdn.ebn.co.kr/news/photo/202504/1659774_673650_5342.png)
증권가에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내 커뮤니티 서비스 강화 바람이 불고 있다. 커뮤니티에서 소통하는 투자자들이 많아지면서 고객들을 유치하고 붙잡아두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은 최근 MTS ‘한국투자’ 앱에 미국주식 커뮤니티를 신설하는 등 업데이트를 실시했다. 투자자 간 실시간 정보 공유를 위한 것으로 투자자들이 자신만의 투자 정보나 수익률을 공유하면서 소통할 수 있다.
신한투자증권도 이달 초 신한SOL증권 MTS 커뮤니티 서비스를 개편했다. 기존 커뮤니티 기능을 확장해 장기 보유 중인 종목에 대한 스토리 작성이 가능하도록 했으며, 채팅 기능을 신설해 고객들끼리 실시간으로 교류가 가능해졌다. 해당 기능은 미국주식 투자자들간 의견 공유에 긍정적일 것이라는 평가다. 게시판 기능도 만들어 주식 투자 외에 연금, 배당, 재테크 등 다양한 관심사를 소통할 수 있게 됐다.
메리츠증권도 글로벌 투자 커뮤니티 거래 플랫폼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장원재 메리츠증권 대표이사는 “뉴욕증권거래소(NYSE)의차세대 호가 서비스인 ‘필라뎁스’(Pillar Depth)를 도입하고, 커뮤니티, 미국국채 LIVE와 같은 신규 서비스를 결합해 혁신적이고 새로운 디지털 투자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메리츠증권은 내년 새로운 투자플랫폼 출시를 목표로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해당 플랫폼에는 AI 번역 기능 등을 탑재한 투자 커뮤니티도 포함될 예정이다.
이처럼 증권사들이 주식 커뮤니티 기능에 투자를 아끼지 않는 이유는 토스증권이 투자 커뮤니티에 가파른 성장을 일궈낸 영향 때문으로 풀이된다.
토스증권의 커뮤니티 서비스는 2021년 6월 첫 선을 보였으며 지난해 눈에 띄는 성과를 보였다. 작년 12월 월간 활성 이용자수(MAU)가 연초 대비 150% 성장한 180만명을 돌파했고, 일간 활성 이용자수(DAU)도 연초 대비 2배 가까이 증가한 75만명으로 집계됐다. 해당 커뮤니티 이용자들의 월 평균 방문 횟수가 200회를 넘어섰고, 일 생성 게시글 수도 20만개로 연초 대비 4배나 뛰었다.
이 같은 토스증권 커뮤니티 기능이 고객들의 꾸준한 이용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토스증권은 작년 말 해외주식매매 시장 점유율 1위에 오르는 놀라운 성과를 거뒀다.
특히 지난해 미국 주식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하면서 미국주식에 투자자가 늘었는데, 미국 시장이 국내 시장 대비 생소한 만큼 정보 공유에 대한 니즈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투자 커뮤니티의 중요성이 부각된 것으로 보인다.
또 투자자들도 성과 공유가 자유롭고 SNS처럼 피드백도 활발하게 이루어지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커뮤니티 기능을 활용하는 투자자는 해당 플랫폼에 대한 충성도도 높아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예전부터 종목토론방 등 투자자들은 투자와 관련된 이야기 하는 것을 좋아했는데 이제는 MTS에서 종목에 대해 정보를 공유하고 바로 매매까지 편하게 가능해져 필수불가결한 서비스가 됐다”며 “해당 서비스의 고도화가 계속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증권사들이 커뮤니티 서비스로 이용 고객들을 확대하는 효과를 기대해 볼 수 있으나, 그만큼 위험 부담도 따른다는 지적이 나온다.
커뮤니티에서 공유되는 정보는 개인 투자자의 의견이나 잘못된 정보가 퍼지기 쉽고, 무분별한 투자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일례로 지난 2월 런던에 상장된 테슬라 3배 레버리지 ETF에 한국 투자자들이 90% 이상을, 뉴욕증시에 상장된 테슬라 2배 추종 ETF에도 한국 투자자들이 43% 가량이 보유한 것으로 알려진 것처럼 한국 투자자들은 군중 심리에 휩쓸려 매매하는 경향이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국제 금 가격이 폭등하자 국내 금 가격에 김치 프리미엄이 붙은 것도 국내 투자자들의 ‘포모(FOMO)’ 심리를 보여주는 사례로 꼽힌다.
커뮤니티가 단기 매매나 급등주 투기 등을 부추기는 통로가 될 수 있다. 엄주성 키움증권 대표는 “토스증권 커뮤니티가 리딩방과 비슷하다는 외부평가가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 같은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 증권사는 자사 커뮤니티 서비스 관리에 총력을 다 해야 한다. 문제가 될 만한 글을 삭제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거나, 모니터링하는 인력을 확충할 수밖에 없다. 상당한 고정 비용을 감수해야 한다. 관리 부족으로 문제가 발생할 경우 증권사의 책임 문제도 불거질 수 있다.
커뮤니티 기능을 고도화하고 관리에 투자를 늘린다고 해도 투자자를 끌어 모을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이미 커뮤니티 기능이 장점으로 자리 잡은 MTS와 경쟁에서 후발주자가 단기간에 효과를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 실제로 한 MTS 커뮤니티는 게시글의 조회수와 댓글수가 한손으로 꼽을 정도로 조용하게 운영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커뮤니티 자체가 투자자 유입의 핵심 통로는 아니고, 기존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들에게 더 다양하고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것 중에 하나”라며 “다들 커뮤니티 기능을 강화하고 있기 때문에 고객 서비스가 뒤처지지 않기 위한 것이기도 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