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재현 SK케미칼 사장 [출처=SK케미칼]
안재현 SK케미칼 사장 [출처=SK케미칼]

SK케미칼을 이끄는 안재현 사장이 임직원들과 격의 없는 소통을 이어가면서 이른바 ‘소통형 최고경영자(CEO)’로서의 면모를 발휘하고 있다. 직원들과 일대일 미팅을 통해 다양한 의견을 경청한다거나 사내 행사에 정기적으로 참석해 구성원들과의 공감대를 강화하는 식이다.

석유화학 산업을 둘러싼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조직 커뮤니케이션을 활성화해 업무 효율성과 브랜드 가치를 높여가는 모습이다.

22일 화학 업계에 따르면 SK케미칼은 안 사장의 주도 아래 지난해 말부터 ‘CEO 티미팅’을 신설하고 이를 운영 중이다. 

티미팅은 회사에 입사한 경력 직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다. 1시간 안팎으로 진행하는 미팅 자리에서 안 사장은 직원의 업무 적합도를 점검하고 기업 문화에 관한 의견을 공유한다.

마냥 어려운 주제의 대화만 나누는 것은 아니다. 자칫 미팅이 형식적인 자리로 변질될 수 있는 만큼 서로의 성격유형지표(MBTI)를 공개하며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누기도 한다. 또 안 사장 본인이 쌓아온 경험을 토대로 직원들의 자기 계발과 성장에 도움이 될만한 진솔한 조언을 건네기도 한다.   

안 사장은 기존 직원들과의 친밀 스킨십도 지속하고 있다. 지난 2023년 회사 대표이사 사장에 오른 이후 사내에서 분기별로 진행하던 그린케미칼(GC) 네트워킹 행사 ‘G+’에도 꾸준하게 참석하고 있다. 안 사장은 특별한 일정이 있지 않는 이상 행사에 참석해 GC 구성원들과 근황을 나누고 소통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SK케미칼 관계자는 "CEO와의 티미팅은 회사에 막 입사한 경력 직원들이 회사 기업문화와 적합도를 알아가는 과정이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소통에 기반을 둔 안 사장의 경영 철학은 과거 SK에코플랜트 대표이사 사장부터 이어지고 있다. 2021년 SK에코플랜트 사장으로 활동하며 이해관계자와 사업초기부터 하나의 팀으로 협력하는 오또(OTO) 플랫폼을 구축한 것이 대표적이다. 오또는 원 팀 오퍼레이션(One Team Operation)의 약자로 각 분야 전문가들이 한데 모여 수평적 논의로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체계를 말한다.

회사 경영진이 임직원들과 직접 소통하는 신(新) 경영 문화는 4대 그룹을 중심으로 확산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임직원과 경영진 간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 타운홀 미팅과 ‘사내 소통의 날’을 운영 중이다. SK 그룹은 최태원 회장이 직접 주재하는 ‘행복토크’ 미팅을 정례화했고, LG 그룹은 구광모 회장이 취임 후 소통 강화를 위해 ‘LG 톡’이라는 이름으로 타운홀 미팅을 확대했다.

젊은 직원들을 중심으로 ‘소통형 리더십’을 갖춘 경영인을 선호하는 현상도 늘어나고 있다. 

한국경제인협회(옛 전경련)가 지난 2023년 여론조사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MZ세대 827명을 대상으로 ‘기업(인) 인식조사’를 실시한 결과, 가장 선호하는 경영진의 리더십 유형으로 10명 중 8명이 ‘소통형’(77.9%)을 선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2030 MZ세대들은 기업의 긍정적 이미지 제고를 위해 필요한 요소로 ‘기업 내 조직원 간 소통 강화’(37.2%)를 가장 많이 꼽았다.

남영호 건국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경영진과 직원들의 소통이 늘어난다면 차후 노사 리스크도 줄일 수 있다는 면에서 긍정적”이라며 “요즘처럼 SNS가 활성화된 환경에서 경영진과 직원들 간의 직접적인 커뮤니케이션은 기업 문화의 새로운 트렌드가 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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