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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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통화기금(IMF)이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대폭 하향 조정했다. 23일 외신을 종합하면 IMF는 지난 2월, 2.0%로 예상했던 한국의 성장률을 두 달 만에 1.0%로 낮춰 발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과 미·중 무역 갈등 심화에 따른 경제적 타격을 반영한 결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상호 관세 부과가 일시 유예됐음에도 불구하고, 미·중 무역 분쟁이 격화됨에 따라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가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IMF는 한국뿐 아니라 주요 국가들과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 역시 하향 조정했다. 세계 경제 성장률은 기존 전망치보다 0.5%포인트 낮은 2.8%로 수정됐다.

IMF는 22일(현지시간), '4월 세계 경제 전망'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보고서를 보면 한국의 올해 성장률은 기존 예상치 대비 1.0%포인트 하락한 1.0%로 조정됐다.

IMF는 매년 4차례 주요 국가들의 경제 전망치를 발표한다. 발표에서는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을 반영하기 위해 기준일을 세분화한 '보완 전망'을 함께 제시했다. 국가별 성장률은 4월 4일까지의 정보를 기준으로 한 '기준 전망'을 따랐다.

보완 전망은 미국의 상호 관세 발표일(4월 2일) 이전과 미국의 상호 관세 유예 발표 및 중국의 보복 관세 돌입(4월 9일) 이후를 기준으로 작성됐다. 정부 측은 "IMF가 최근 정책 불확실성을 감안해 주요 발표일을 기준으로 보완 전망을 제시한 것"으로 설명했다. 

국내외 주요 기관들이 한국 경제 성장률을 잇따라 하향 조정하는 가운데, IMF의 전망치는 가장 낮은 수준이다. 한국은행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1.5%, 한국개발연구원(KDI)은 1.6%로 전망했다. 아시아개발은행(ADB)과 아세안+3 거시경제조사기구(AMRO) 역시 각각 1.5%, 1.6%로 예상했다.

이들 기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 영향을 반영했지만, 미·중 무역 갈등 심화 상황은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과 중국에 대한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 미치는 충격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는 의미이다. IMF의 전망은 글로벌 무역 질서 재편에 따른 충격을 가늠하는 첫 지표로 평가받고 있다.

주요국 역시 성장률 전망치가 하향 조정된 가운데, IMF는 세계 경제에 위험 요소가 더 많다고 진단했다. 

IMF의 보완 전망을 보면 미국의 관세 정책이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지난 1월, IMF는 세계 경제 성장률을 3.3%로 예상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 관세가 본격화되기 전인 4월 2일까지 3.2%로 소폭 하향 조정했다. 그러나 상호 관세 발표 이후에는 0.5%포인트 낮춘 2.8%로 전망했다.

미국이 상호 관세 유예를 발표했음에도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가 유지된 것은 미·중 무역 갈등이 그만큼 심각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주요 국가들의 성장률 전망치 역시 큰 폭으로 하향 조정됐다. 특히 미국의 성장률은 1월 대비 0.9%포인트 하락한 1.8%로 예상됐다. 정책 불확실성, 무역 긴장, 소비 회복 지연 등이 주요 하방 요인으로 지목됐다.

미국과 인접한 멕시코는 1.7%포인트 낮아진 -0.3%로 마이너스 성장이 예상됐다. 영국, 독일, 프랑스 등 유럽 국가들과 일본, 중국 역시 성장률 전망치가 하향 조정됐다.

전문가들은 IMF를 시작으로 한국 경제 성장률이 더 낮아질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 변동성과 중국의 보복 관세 등으로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IMF는 세계 경제가 무역 갈등과 정책 불확실성 확대로 인해 소비 및 투자 위축 등 위험 요인이 증가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미국의 관세 조치 인하와 상호 협상 등이 진행될 경우 세계 경제 전망이 상향 조정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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