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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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주요 기업들의 경기 전망이 38개월 연속 기준치를 밑돌며 최장기 부진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제조업과 수출 부문에서 기업 심리 악화가 두드러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는 23일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2024년 5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전망치가 85.0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BSI는 기준치 100을 넘으면 경기 전망이 전월 대비 ‘긍정적’, 100 미만이면 ‘부정적’임을 의미한다.

이번 전망치는 2022년 4월(99.1) 이후 3년 2개월 연속으로 기준선을 하회했다. 이는 역대 최장기 부진 기록이다. 올해 들어 1월 84.6, 2월 87.0, 3월 90.8까지 반등 조짐을 보였으나, 4월(88.0)을 거쳐 5월 들어 다시 두 달 연속 하락세를 나타냈다.

업종별로는 제조업 79.2, 비제조업 90.8을 기록했다. 제조업의 경우 2020년 8월(74.9) 이후 4년 9개월 만에 최저치를 찍었다.

한경협은 "석유화학, 철강 등 주력 산업의 경영 악화가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관세 부과 등 글로벌 통상 리스크가 확대되면서 제조업 심리가 위축됐다"고 분석했다.

제조업 세부 업종별로는 의약품(125.0), 식음료·담배(107.1)를 제외한 8개 업종에서 부정적인 전망이 나왔다. 특히 △섬유·의복·가죽·신발(57.1) △비금속 소재·제품(69.2) △석유정제·화학(72.4) △목재·가구·종이(75.0) △금속·금속가공제품(75.9) △일반·정밀기계·장비(76.2) △자동차·기타운송장비(78.8) △전자·통신장비(94.4) 순으로 낮게 나타났다.

비제조업의 경우, 5월 연휴 특수가 기대되는 여가·숙박·외식(142.9), 운수·창고(107.7)를 제외하면 5개 업종에서 부정적인 응답이 우세했다. △건설(72.7) △전기·가스·수도(73.7) △정보통신(87.5) △도소매(90.4) △전문·과학·기술·사업지원서비스(92.3) 순이다.

조사 항목별 BSI를 보면 내수(87.2), 투자(87.2), 수출(89.1), 고용(89.1), 채산성(89.9), 자금 사정(90.7) 등 모든 지표가 기준치 아래였다. 특히 수출 전망은 2020년 9월(88.5) 이후 처음으로 90선 아래로 하락했다. 재고(103.3)는 기준선을 초과했는데, 이는 과잉 재고로 부정적인 신호로 해석된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미국발 관세 정책과 주요국의 대응 조치로 국제 교역의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며 "반도체, 석유화학, 자동차, 철강 등 수출 주력 업종에 대한 투자 촉진 및 세제 지원 확대 등을 통해 기업 심리를 안정시킬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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