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조선업계가 건조한 LNG선 [출처=각 사]
한국 조선업계가 건조한 LNG선 [출처=각 사]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에너지 자립과 무역흑자 확대를 목표로 액화천연가스(LNG) 수출 확대와 인프라 재건에 착수하면서, 국내 조선업계는 이에 발맞춰 선박 수주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미국의 LNG 수출 프로젝트가 본격화될 경우 해상 운송을 위한 LNG 선박 수요도 증가가 예상된다. 국내 조선 3사는 각기 다른 선종 경쟁력을 바탕으로 미국발 LNG 특수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올 1월 취임 직후 미국의 에너지 생산 확대와 규제 완화를 목표로 하는 일련의 행정명령을 발동하며 LNG 산업의 활성화에 불을 당기고 있다.

그는 바이든 행정부 시절 중단됐던 신규 LNG 수출 프로젝트에 대한 허가를 전면 재개했을 뿐 아니라 총 440억 달러 규모의 알래스카 LNG 수출 프로젝트를 비롯해 북극 항로 개발을 관세 협상 카드로 삼으며 에너지 전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미국 내 LNG 수출 프로젝트가 본격 가동될 경우, 오는 2030년까지 수출량이 하루 260억 입방피트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업계는 텍사스·루이지애나 지역 프로젝트 중심으로 2028년까지 최소 39척, 향후 10년간 120척 이상의 LNG 운반선 신조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한다.

이에 따라 국내 조선 3사는 LNG 운반선 외에도 각사별로 특화된 선종을 앞세워 북미 시장 공략에 나설 채비를 갖추고 있다.

한화오션은 쇄빙 LNG 운반선 분야에서 세계 최다 실적을 보유하고 있다. 쇄빙 LNG선은 두꺼운 얼음을 깨며 항해하는 특수 선박으로, 고도의 설계와 특수 자재가 필수다. 한화오션은 지난 2014년 세계 최초 쇄빙 LNG선 수주 이후 지금까지 총 21척을 인도하며 독보적 기술력과 신뢰를 쌓아왔다.

특히 미국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에 최적화된 선종으로, 마이크 던리비 알래스카 주지사와의 회동에서 한화가 주요 파트너로 떠오른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여기에 필리조선소 인수를 통해 미국 '존스법' 허들을 넘을 기반도 마련했다.

▶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대형 FLNG인 ‘코랄 술’의 모습. [제공=삼성중공업]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대형 FLNG [출처=삼성중공업]

삼성중공업은 해상에서 LNG를 직접 생산·액화하는 부유식 설비인 FLNG 분야에서 강점을 보인다. 설계부터 건조까지 전 공정을 독자 수행할 수 있는 기술력을 바탕으로 미국 델핀(Delfin) FLNG 수주도 유력한 상황이다.

게다가 중국 경쟁사 위슨(Wison)이 미국 제재 대상에 오른 상황에서 FLNG에 있어서는 삼성중공업의 독점 수혜 가능성이 부각되고 있다.

HD현대는 친환경 연료 전환 수요 증가에 따라 LNG 벙커링선 시장에서 입지를 넓히고 있다. LNG 벙커링선은 LNG 추진 선박에 연료를 공급하는 특수 선박으로, HD현대미포는 지난해부터 다양한 규모의 선박을 연이어 수주하며 글로벌 시장 점유율 30%를 확보 중이다.

미국 내 소규모 LNG 벙커링 프로젝트가 기본 설계 단계에 진입한 가운데, 에너지 대기업 엑슨모빌도 발주 확대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트럼프 정부의 에너지 전략이 본격화되면서 LNG 분야 선박 수요가 대거 발생할 것"이라며 "기술 경쟁력을 갖춘 한국 조선업계가 수주전에서 우위를 확보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미국 내 LNG 터미널 개발 현황. [출처=코트라 ]
미국 내 LNG 터미널 개발 현황. [출처=코트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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