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ChatGPT 생성 이미지]](https://cdn.ebn.co.kr/news/photo/202504/1660307_674256_411.png)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의 빠른 성장과 함께 자산운용사들의 경쟁도 한층 치열해지면서 순위경쟁 싸움이 확전 양상이다.
전통적으로 상위권을 유지해온 운용사 외에도 1~3%대 점유율을 기록 중인 5위부터 9위까지의 중하위권 운용사들도 피말리는 전쟁에 합류, 현재 소수점 단위로 순위경쟁을 벌이고 있다.
상대적으로 순자산 규모가 적은 중소 운용사들은 특정 상품이 인기를 끌게 되면 순위권 변동을 일으키며 점유율이 엎치락뒤치락 하는 모습이 연출되고 있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1일 기준 국내 ETF 시장 점유율은 삼성자산운용이 39.08%로 1위를 유지하고 있으며, 미래에셋자산운용(33.59%), 한국투자신탁운용(7.97%), KB자산운용(7.89%)이 그 뒤를 잇고 있다.
올 초 한국투자신탁운용이 KB자산운용의 점유율을 꺾은 뒤 몇 차례 점유율 변동은 있었으나 1~4위 순위는 크게 변화 없이 유지되고 있다.
큰 변화를 보이고 있는 곳은 5~9위권 운용사들이다.
지난해 초만 해도 ETF 시장 점유율 5~9위는 △한화자산운용(2.47%) △키움투자자산운용(2.18%) △신한자산운용(2.15%) △NH아문디(1.68%) △하나자산운용(0.33%) 순이었다.
하지만 작년 신한자산운용은 월배당 ETF와 소재·부품·장비(소부장) ETF 등 차별화된 상품을 출시하며 단숨에 5위 자리를 차지했다. 올해 들어서도 총 6건의 신상품을 출시하는 등 중소 운용사 중 가장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며 지속적인 점유율 확대를 이어가고 있다.
작년 초 2조5000억원에 불과했던 전체 순자산규모는 6조3000억원으로 153% 급증했다. 이는 같은 기간 국내 ETF 시장 성장률(59%)을 두 배 이상 웃돈다. 현재 시장 점유율은 3.45%로 6위와의 격차는 1% 이상 벌어진 상태다.
신한자산운용은 올해 연초대비 순자산규모 증가폭도 5~9위권 중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신한자산운용의 전체 순자산규모는 9468억원 증가했다. 이어 △한화(8639억원) △키움(3814억원) △하나(3547억원) △NH아문디(616억원) 순이었다.
한화자산운용은 지난해 ETF 브랜드 리뉴얼까지 단행했으나 신한자산운용과 키움투자자산운용에 밀려 올 초까지만 해도 점유율 1.95%로 7위까지 떨어지는 수모를 겪었다.
그러나 PLUS K방산, 한화그룹주, 고배당주 ETF 등이 인기를 끌며 지난달 키움을 밀어내고 6위에 올랐다. 현재 점유율은 2.28%, 키움과의 격차는 불과 0.07%지만 여전히 6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하나자산운용의 기세도 만만치 않다. 하나자산운용은 작년 초만 해도 보유 ETF 4개에 순자산총액 4000억원, 시장 점유율 0.3%에 불과했으나 ‘1Q ETF’로 리브랜딩하며 ETF 수를 8개로 확대, ‘머니마켓액티브’를 중심으로 순자산규모를 1조원 이상으로 키웠다.
올해 초 8개 ETF로 점유율 0.8%를 기록한 하나자산운용은 이후 3개 ETF를 추가 상장하고 ‘머니마켓액티브’ 순자산이 6500억원을 넘어서면서 NH아문디를 제치고 점유율 0.93%로 8위에 올랐다.
머니마켓액티브의 주요 순매수 주체가 은행인 점을 고려할 때 하나금융그룹의 지원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지만 금융지주 계열 운용사인 만큼 향후 성장 가능성도 크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한편 올해 가장 부진한 성적을 보이고 있는 NH아문디자산운용은 5~9위권 운용사 중 올해 순자산 증가폭도 가장 적지만 이는 신상품 출시가 부재했던 탓으로 풀이된다.
NH아문디는 전일 올해 첫 신상품을 출시하며 ETF 사업 쇄신에 나서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이미 지난 연말 ETF 조직개편을 단행한 NH아문디는 향후 NH금융그룹 계열사와 공동 마케팅을 강화하고 상품개발 역량을 끌어올려 재도약에 나서겠다는 각오다.
이밖에 키움투자자산운용 역시 올초 패시브 ETF 브랜드 ‘KOSEF’와 액티브 ETF 브랜드 ‘히어로즈’를 ‘KIWOOM’이라는 브랜드로 통합하며 ETF 사업 확장에 나서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출신 이경준 상무를 영입해 상품력 강화에 나서고 있는 키움의 연초 대비 점유율은 2.16%에서 2.21%로 근소하게 오른 상태다.
중하위권 운용사들은 점유율이 1~3%대로 격차가 미미해, 인기 상품 하나로도 순위가 쉽게 뒤바뀔 수 있다. 따라서 차별화된 상품과 전략이 하위권 경쟁의 핵심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운용업계 관계자는 “운용자산이 큰 대형사의 경우 점유율을 좁히기가 쉽지 않지만 중소형사의 경우 워낙 그 차이가 근소하기 때문에 상품 하나가 히트를 치면 순위가 바뀌기도 한다”며 “신한자산운용도 지난해 월배당 상품이 히트를 치며 점유율이 급등한 경우”라고 말했다.
이어 “ETF 시장이 성장하고 있는 만큼 좋은 상품은 꼭 대형 브랜드를 달지 않더라도 투자자들이 알아채고 선택하게 된다”며 “차별화된 전략만이 중소형사가 대형사를 이기는 방법”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