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연합]](https://cdn.ebn.co.kr/news/photo/202504/1660319_674265_3820.jpeg)
저축은행 수신잔액이 4개월째 줄면서 100조원을 간신히 유지하고 있다. 최근 업계 1위 SBI저축은행이 예금 금리를 올렸고 키움저축은행의 파킹통장 금리도 인상되면서 수신 경쟁을 통해 외형이 다시 증가할지 주목된다.
다만 저축은행들이 대출을 공격적으로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닌 만큼 굳이 예금 상품으로 유동성을 확보해야 할 이유는 없다. 당분간 수신 다운사이징은 지속될 것이라는 게 업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23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2월 말 기준 저축은행의 수신잔액은 100조5769억 원으로 전월 대비 1조2385억 원 줄었다.
저축은행 수신잔액은 2023년 3분기까지만 해도 115원대 안팎이었지만 그해 11월 110조원이 무너지더니 지난해부터 100조원 초반대를 나타내고 있다. 작년 10월 103조5989억원 수준이던 잔액은 4개월 연속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해 7월 2년 8개월 만에 100조원이 무너진 이후로 7개월여 만에 또 100조원을 밑돌 가능성도 나온다.
일단 SBI저축은행이 정기 예금 금리를 올리면서 다른 저축은행들도 상황을 보고 있다.
전일 SBI저축은행은 정기예금 금리를 0.2%p 인상했다. SBI저축은행의 지점 정기예금은 3~3.1%, 인터넷 뱅킹 정기예금은 3.1~3.2%로 예금금리는 3%대로 올라섰다.
경쟁사들이 자금 이동이나 고객 유출 등을 우려해 금리 인상을 검토할 수는 있다. 지난해에도 SBI저축은행이 예금 금리를 올리자 다른 저축은행들도 고객 유치 차원에서 금리를 인상한 바 있다.
일부 파킹통장 금리도 오르고 있다. 키움저축은행은 이날 '더 키움 파킹통장' 금리를 연 2.85%로 올렸다. 파킹통장은 자유로운 입출금이 가능하면서도 높은 금리를 제공하는 상품으로 저축은행은 연 3.5~4%대 금리를 제공한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유동성이나 대출 계획, 예금 만기 일정 등을 봐가면서 금리 인상을 검토할 수는 있겠지만 저축은행들 상황이 다 달라 지금이 수신 확대기라고 보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더욱이 기준금리 인하기에 진입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지난해부터 저축은행이 수신 외형을 줄인데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여파로 건전성 관리 차원에서 대출을 공격적으로 할 수 없어서다. 통상 저축은행 정기예금은 시중은행 예금 보다 1%p 가량 높아서 수요가 있었지만 최근 들어서는 금리차가 줄었다. 대출 확대 계획이 없는데 수신이 늘면 이자 비용만 나가 자칫 역마진을 감수해야 한다.
저축은행 업계 관계자는 "현재는 대출을 많이 할 수 없는 상황이다 보니 건전하게 수신잔액이 다운사이징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한 동안 수신잔액은 이 같은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예금자보호한도 상향도 저축은행 수신잔액이 늘어나는 요인이 될 수 있지만 업계에서는 머니무브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 금융당국이 예금보호한도를 5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상향하는 예금자보호법 개정안의 시행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
시중은행과의 금리차가 크지 않고 여신 여건이 녹록치 않은 상황에서 저축은행 등 2금융권 간 수신 경쟁을 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예금자보호한도가 상향되면 더 높은 금리를 제공하는 저축은행 등 2금융권으로 자금이 쏠려 과도한 수신 경쟁으로 비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