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EBN DB 및 각 사 홈페이지 캡처]
[출처=EBN DB 및 각 사 홈페이지 캡처]

교보생명이 저축은행업계 1위 SBI저축은행 지분인수를 추진한다. 교보생명은 금융 계열사 포트폴리오에 저축은행을 추가하고 지주사 전환에 본격적으로 속도를 낼 계획이다.

교보는 은행, 카드, 손해보험, 캐피털 등이 없어 다른 금융지주사보다 포트폴리오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많았다.

시장에선 교보생명이 손보사 인수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많았지만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이 결국 택한 건 ‘1위 저축은행’ 인수였다. 또 재무적 투자자인 어피니티 지분을 되사준 SBI그룹과의 '도원결의'적인 '피 섞기' 일환이라는 자본시장의 해석이 나온다.

25일 교보생명은 내주 이사회를 열고, 모회사인 일본 SBI홀딩스의 지분 30%를 인수해 2대 주주로 올라서는 주식매매계약 체결을 결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교보생명은 앞으로 1∼2년에 동안 지분을 50%까지 확대해 SBI저축은행의 경영권을 채워갈 계획이다. SBI저축은행 경영권 인수에는 1조원 안팎이 소요될 것으로 관측된다.

교보생명은 지분 인수를 위한 금융당국 승인 절차도 이뤄질 전망이다. 저축은행의 지분 10% 이상을 인수하려면 금융당국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 및 승인이 필요하다.

현재 SBI저축은행의 지분은 100% 모회사인 일본 SBI홀딩스가 보유하고 있다.

챗GPT가 구상한 향후 교보생명그룹 지주사 구조[출처=ChatGPT /EBN DB ]
챗GPT가 구상한 향후 교보생명그룹 지주사 구조[출처=ChatGPT /EBN DB ]

교보생명의 SBI저축은행 지분 인수는 향후 지주사 전환을 위한 토대를 마련하기 위해서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교보생명은 금융지주사 전환을 위한 금융계열사 포트폴리오를 갖추기 위해 교보증권 외에 저축은행이나 캐피탈, 손해보험사 인수를 검토해왔다.

이번 지분 인수로 인해 교보생명과 SBI홀딩스간 협력관계는 더욱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SBI홀딩스는 2007년 교보생명 지분을 약 5% 취득한 것을 시작으로 교보와의 협력을 확대해왔다.

SBI홀딩스는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과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와의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교보생명 측의 백기사 참여를 결정했다. 어피너티가 보유했던 교보생명 지분을 인수하며 지분율을 9.3% 수준으로 확대한 바 있고, 이를 20% 이상으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일본 닛케이는 추가 출자를 비롯해 총투자액이 1000억엔(약 1조원) 규모에 달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업계에서는 신 회장이 새롭게 교보를 끌고나갈 '한방'을 찾았다는 시각이 존재한다. 교보생명은 교보증권(지분율 84.7%), 교보자산신탁(100%),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100%), 교보악사자산운용(50%) 등을 자회사로 보유했다.

하지만 은행, 카드, 손해보험, 캐피털 등이 없어 다른 금융지주사와 비교할 때 사업 구색이 부족하다는 우려가 많았다. 시장에선 교보생명이 손보사 인수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많았지만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이 결국 선택한 건 ‘1위 저축은행’ 인수다. '백 기사' SBI홀딩스와의 동맹을 강화하는 차원이기도 하다.

다만 저축은행 업황은 좋지 않다. 작년 국내 79개 저축은행은 3974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그동안 저축은행 주된 수익원인 집중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에서 대거 부실이 났고 금융당국에서도 이 사업에 대한 구조정리를 유도하고 있어서다.

다 업계 1위 SBI저축은행은 예외로 사업 건전성을 보였다. SBI저축은행의 작년 연체율은 4.97%로 업계 평균(8.52%)의 절반 수준이었다. 업계 2·3위 사인 OK저축은행(9.05%), 한국투자저축은행(8.13%)보다도 낮다.

일본계 SBI홀딩스가 최대주주인 SBI저축은행은 PF 대출을 거의 취급하지 않았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이 결과 작년 808억원 흑자를 냈다.

교보생명은 일제에 맞선 독립운동가 기업으로 정체성을 갖고 있지만 이번 거래로 교보생명과 SBI홀딩스 간 우호적 협력 관계가 한층 두터워질 것으로 보인다.

신창재 회장과 기타오 요시타카 SBI그룹 회장은 장기간 친분이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SBI홀딩스는 추가 매입을 통해 총 20%의 교보생명 지분을 확보할 계획이다.

교보생명은 금융지주사 전환과 기업공개(IPO) 등에도 드라이브를 건다. 회사는 올 상반기 금융위원회에 금융지주사 전환 인가를 신청하고 내년까지 지주사 체제 전환을 완료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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