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연합뉴스]](https://cdn.ebn.co.kr/news/photo/202505/1661639_675788_4234.jpeg)
저축은행 업계가 본격적인 재편 국면에 접어들었다. 업계 1위 SBI저축은행 매각에 이어 OK금융그룹도 인수전에 나서면서 과거 부실 금융사 정리를 목적으로 한 구조조정 보다는 전략적 M&A가 업계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교보생명은 일본 SBI홀딩스로부터 SBI저축은행 지분 50%+1주를 2026년까지 단계적으로 인수하기로 했다. 총 인수 금액은 약 9000억원으로 올해 하반기 30% 선 인수 이후 잔여 지분도 순차 확보할 계획이다.
교보는 이를 통해 금융지주 전환의 초석을 다지고, 보험-저축은행 간 시너지를 본격 추진한다는 전략이다. 양사의 오랜 우호관계 속에서 '윈윈' 전략으로 거래가 성사된 케이스로 이번 딜은 구조조정 보다는 건전한 대형 저축은행 인수를 통한 포트폴리오 확장 성격이다.
SBI저축은행은 최근 몇년 간 저축은행 업계를 옥죄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가 거의 없고 지난해에도 업계 전반의 적자 기조 속에서 808억원의 순이익을 낸 업계 1위다.
특히 양사의 플랫폼 사용자(교보 앱 230만명, 사이다뱅크 140만명)를 결합하면 약 370만명의 고객 기반이 형성된다. 이는 MZ세대까지 아우르는 전방위 금융 접점 확대를 의미한다. 보험계약자 대상 예금·대출 연계, 퇴직연금 투자 다각화 등 종합금융 시너지도 노려볼 수 있다.
OK금융그룹도 업계 흐름을 읽고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OK금융그룹은 경기·인천 영업권을 가진 상상인저축은행과 인수 협상을 진행 중이다. 페퍼저축은행과의 M&A도 타진한 바 있다. OK금융이 상상인저축은행을 인수하면 총 자산기준 저축은행 업계 1위로 도약할 수 있다.
금융당국이 수도권 내 저축은행에 대한 M&A 규제를 한시로 완화하면서 OK금융은 영업권 통합 및 전국 단위 확장을 노리는 모양새다.
전체 저축은행 업계는 어려워…규제 더 완화해야
물론 전체 업권으로 보면 부동산 PF 리스크 여진이 여전하다. 지난해 79개 저축은행의 순손실은 3974억원, 기업대출 연체율은 12.81%로 치솟았다. 고정이하여신 비율도 10%를 상회한다. 반면 SBI·OK·웰컴 등 상위 5대 저축은행은 오히려 실적이 개선되는 등 양극화는 심화되고 있다.
자산 규모가 큰 상위권 저축은행뿐 아니라 하위권 저축은행들의 M&A도 지속적으로 논의되고 있다. 하위권은 여신 규모가 작을 뿐 아니라 PF 대출 부실 등으로 연체율도 높아지고 있어 구조조정 압력이 계속 커지는 양상이다.
HB저축은행, 애큐온저축은행, OSB저축은행 등도 잠재 매물로 거론고 있다.
당국이 규제 완화 기조를 지속하고 있지만 업계 재편이 가속화되려면 더 파격적인 완화를 단행해야 한다는 제언도 나온다.
저축은행 업계는 완전 자율 M&A를 요구하고 있다. 부실이 있는 저축은행에만 조건부로 M&A를 허용하는 방식으로는 원매자들이 소극적으로 나설 수 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업계 관계자는 "매물로 나오는 중소형 저축은행은 대부분 건전성에 문제가 있어 상위권 금융사도 인수에 신중할 수밖에 없다"며 “핀테크·비금융 기업의 투자 허용 등 보다 강한 제도적 유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