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계 자금이 국내 금융권에 활발히 유입되고 있다. 일본계 자금이 국내 투자시장에 '눈독'을 들이는 이유는 간단하다. 특별한 위험부담 없이 일본에 비해 더 높은 이익을 낼수 있어서다. [출처=EBN AI 그래픽 ]](https://cdn.ebn.co.kr/news/photo/202504/1657965_671490_1552.jpg)
일본계 자금이 국내 금융권에 활발히 유입되고 있다. 일본계 자금이 국내 투자시장에 '눈독'을 들이는 이유는 간단하다. 특별한 위험부담 없이 일본에 비해 더 높은 이익을 낼수 있어서다.
세부적으로는 △상대적으로 높은 한국 금리수준 △한국경제의 높은 금융 시장 역동성 △정체에 빠진 일본상황이 한꺼번에 맞물리면서 한국은 매력적인 투자처가 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올해 3월 기준 한국 기준금리는 2.75%이고 일본의 기준금리는 0.5%다.
다만 일본 정책금리가 오르고 있다는 점이 향후 시장 변수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교보생명 풋옵션 분쟁 해소 과정에서 일본계 SBI그룹이 신창재 회장의 구원투수로 등판하면서 최근 주목 받았다. 교보생명 재무적투자자(FI)인 글로벌 사모펀드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는 갖고 있던 교보생명 지분 9.05%를 SBI그룹에 매각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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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SBI홀딩스가 인수한 교보생명 지분 인수는 약 4341억원 어치에 달한다. 또 다른 FI인 싱가포르투자청(GIC)의 교보생명 지분 4.5%는 신한투자증권 등이 세운 특수목적법인(SPC)에 매각해 해당 풋옵션 분쟁은 거의 종결 중이다. 교보는 SBI그룹 등 등판으로 우호 지분세력을 확보하게 됐다.
특히 이번에 교보생명 지분 매입 주체로 SBI그룹이 등장한 점을 업계와 금융당국은 주목하고 있다. 지난해 말 국제상업회의소(ICC)의 2차 중재판정 이후 신 회장에게 자금 지원을 해줄 백기사 후보군에서 SBI그룹은 거론된 바 없어서다.
SBI그룹의 이같은 자금 조달 지원은 교보생명과의 오랜 관계에서 비롯된 것으로 관측된다. 신 회장과 기타오 요시타카 SBI그룹 회장은 가까운 사이로 전해진다. 이같은 상황에서 2015년, 2019년 교보생명이 SBI그룹 계열사 SBI홀딩스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을 추진한 바 있다.
지난 2022년에는 SBI그룹과 동남아시아 벤처캐피탈(VC) 투자를 위한 펀드를 결성하고 운영한 바 있으며 지난해에는 디지털금융 분야 협력강화를 위해 업무협약을 맺었다.
신 회장의 차남인 신중현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 디지털전략실장이 사회 초년생 시절 일본 SBI그룹 계열사에서 경력을 쌓기도 했다. 종합했을 때 이같은 협업은 SBI그룹과 신 회장 간의 친분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재일교포들이 설립한 신한은행도 일본과 돈독한 관계를 유지 중이다. 신한금융 이사회에는 재일교포 출신이거나, 일본 전문가인 사외이사들이 포진해 있다. 사외이사 9명 가운데 4명이 일본 통으로 불린다.
지난달 26일 주총에서 새롭게 선임된 사외이사 2인도 모두 재일교포 주주들의 추천으로 뽑혔다. 양인집 신임 사외이사는 주일한국기업연합회 회장을 지내고 있고, 전묘상 신임 사외이사는 재일교포 3세 출신으로 일본 공인회계사다.
이날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은 인사말에서 "일본에서 먼 길에도 불구하고 와 주신 주주 여러분들께 감사하다"는 말도 전했다.
뿐만 아니라 진 회장은 올해 첫 해외 기업설명회(IR) 국가로 '일본'을 선택했다. 재일교포 주주들이 신한금융 설립 초기 주주로서 현재까지도 왕성하게 경영에 참여하고 있고 올해 임기 3년 차를 맞아 연임을 위한 주주 친화적 행보에 나선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진 회장은 IR 기간 동안 일본 금융청·일본은행(BOJ) 등을 비롯해 다이와증권·미즈호·SMBC 등 주요 투자자와 만나 국내외 업권 동향을 공유, 탄핵 정국으로 커진 우리나라 금융시장에 대해 설명했다.
신한금융 측은 "진 회장은 방일 기간 동안 한국 금융시장이 대내외 변동성 확대로 어려운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빠르게 안정되고 있으며, 신한금융 밸류업 프로그램도 순조롭게 이행되고 있음을 알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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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 따르면 한국의 밸류업 프로그램은 일본 증시에서 시행한 ‘주가와 자본비용을 의식한 경영실천 방안 권고’에서 착안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와 함께 신한금융은 최근에는 일본 미즈호은행에서 2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조달하기도 했다.
일본계 금융인 J트러스트그룹도 국내 시장에서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JT저축은행과 JT친애저축은행, JT캐피탈(현 에이캐피탈)을 인수하며 사업 무대를 10여년간 확대했다. J트러스트그룹은 아시아 시장을 중심으로 사세를 확장 중이다. 첫 거점 지역으로 삼은 곳이 한국 시장이며 글로벌 진출의 기반이 됐다. 이후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캄보디아, 몽골 등으로 뻗어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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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같이 일본 투자기관의 대한(對韓) 투자의욕이 높은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지난해 한·일 관계가 개선되면서 일본이 한국에 직접 투자한 액수는 46억9000만달러(약 6조2000억원)로 중국을 제치고 최대 FDI 국가가 됐다.
다만 이에 대해 금융당국은 예의주시하고 있다. 일본자금의 유입증가세는 '빙산의 일각'이 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저위험 고수익'이 가능한 대금업과 벤처투자, 풋옵션 투자 등에 더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측면에서다.
다만 일본과 한국 간의 금리차가 줄어들면서 일본계 금융이 일부 철수하기도 했다.
금융감독원 고위 관계자는 "국내 기업이 일본계 은행 해외지점에서 대출을 했을 수도 있고 국내 금융사가 일본계 은행을 통해 조달한 자금이 있어 종합적으로 일본계 자금을 모니터링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일본의 영향력이 작아졌지만 여전히 한국 기업이나 금융회사와 관련성은 있다"며 "사안 별로 모니터링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일본계 저축은행의 대출자산은 전체 대출 중 91.8%가 중소기업과 개인 대출 물량으로 서민 금융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