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희 SK온 대표이사 사장(사진 우측)과 크리스 바먼(Chris Barman) 슬레이트 최고경영책임자가 24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롱비치에서 열린 슬레이트 신차 공개 행사 중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출처=SK온]](https://cdn.ebn.co.kr/news/photo/202504/1660650_674667_517.jpg)
SK온이 미국 전기차 스타트업 슬레이트(Slate)의 배터리 공급사로 선정, 북미 시장 내 입지를 한층 강화하고 있다.
기존 글로벌 완성차 업체에 이어 유망 스타트업까지 고객사로 확보하며 미국이 SK온의 핵심 성장 동력으로 자리잡는 모양새다.
SK온은 슬레이트와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25일 밝혔다.
이번 계약에 따라 SK온은 2026년부터 2031년까지 총 6년간 약 20기가와트시(GWh) 규모의 배터리를 공급한다. 이는 준중형급 전기차 약 30만 대에 탑재할 수 있는 수준이다. 양사는 향후 차량 생산 확대에 따라 공급 물량을 늘릴 수 있도록 합의한 상태다.
슬레이트는 2022년 미국 미시간주에서 설립된 전기차 스타트업으로, 가격 경쟁력과 독창성을 앞세운 전기 픽업트럭으로 시장 공략에 나선다. 슬레이트는 내년 3만 달러 이하의 2도어 전기 픽업트럭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생산 공정과 디자인을 단순화해 가격을 낮추는 전략을 채택했으며 차량은 단일 색상으로 출시된다.
슬레이트는 DIY(Do-It-Yourself) 키트를 통해 고객이 직접 차량 내·외장을 커스터마이징할 수 있도록 했다. 루프랙 장착이나 5인승 SUV 형태로의 변형도 가능하다. 차량 플랫폼의 유연성과 사용자 맞춤형 옵션이 결합된 것이 특징이다.
해당 차량에는 SK온의 하이니켈 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가 탑재될 예정이다. 해당 배터리는 에너지 밀도, 안전성, 성능 측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으며, 1회 충전 주행거리가 중요한 미국 시장에서 수요가 높은 제품군이다. 슬레이트가 내세우는 '주요 성능을 타협하지 않는 신뢰할 수 있는 전기차' 전략과도 부합한다.
SK온은 이번 계약에 따른 배터리 생산을 미국 내 공장에서 수행한다. 회사는 2019년부터 미국 시장에 선제적으로 투자해 생산 기지를 구축해 왔으며, 2022년부터 본격적인 양산에 돌입했다. 현재까지 안정적인 생산 체계를 바탕으로 고객 신뢰를 확보하고 있다.
특히 SK온은 올해와 내년 총 3개의 생산기지를 상업 가동할 예정이다. 2026년 말 기준, SK온의 글로벌 생산능력(CAPA) 중 미국 공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50%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파트너십은 SK온이 주로 프리미엄 차량에 공급하던 배터리 포트폴리오를 중저가 차량으로까지 확장하는 데 의미가 있다. 더 많은 소비자에게 고성능 배터리를 제공하며, 전기차 대중화에도 기여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슬레이트는 24일 오후 7시(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 롱비치에서 전기 픽업트럭 공개 행사를 가졌다. 현장에는 크리스 바먼(Chris Barman) 슬레이트 최고경영책임자(CEO)를 비롯한 경영진과 투자자, 파트너사 관계자들이 참석했으며, 이석희 SK온 대표이사 사장도 자리를 함께 했다.
크리스 바먼 슬레이트 CEO는 "슬레이트는 단순한 차량 제조사를 넘어, 커스터마이징 기능을 극대화한 트럭 플랫폼을 지향한다"며 "SK온과의 협력 덕분에 차별화된 전기차를 선보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석희 SK온 대표이사 사장은 "이번 협업은 SK온의 기술력과 미국 내 양산 역량에 대한 신뢰를 다시 한번 입증한 사례"라며 "미국은 SK온의 핵심 전략 시장으로, 앞으로도 고품질의 현지 생산 배터리를 통해 다양한 고객을 확보해 나가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