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EB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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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그룹이 반도체 부문 실적 반등과 자산 매각 속 재무 구조 개선을 이뤄가고 있다. 순차입금이 연간 10조원 이상 줄어들며 그룹 전반의 재무안정성이 회복되는 모양새다. 

다만 배터리 자회사인 SK온의 실적 부진으로 그룹의 신용 리스크 요인으로 부각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배구조 개편과 계열사 간 자산 이전 등으로 재무부담을 분산시키고 있지만, 지주사인 SK㈜의 부담은 가중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11일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SK그룹은 반도체 부문 실적 반등과 자산 매각 등 재무구조 개선 노력을 통해 순차입금을 줄여가고 있다.

다만 배터리 등 일부 부문의 실적 부진 지속 영향으로 그룹 전체의 신용 리스크에 부담이 따르고 있다는 진단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23.5조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그룹 실적 회복을 견인했다. 이에 따라 그룹 전체 순차입금은 2023년 말 82조원에서 2024년 말 72조원으로 약 10조원이 감소했다. 

[출처=나이스신용평가]
[출처=나이스신용평가]

그러나 그룹 내 배터리와 화학부문은 여전히 실적 부진을 겪고 있다. 특히 SK온은 2024년 EBIT 마진 -7.7%를 기록, 전년(-4.5%) 대비 수익성이 악화됐다는 게 나신평 측 분석이다.

북미·유럽 전기차 수요 둔화, 중국 업체들의 공급 확대 등으로 인해 수익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같은 기간 순차입금은 20조원에 달했다. SK온은 외부 차입과 유상증자를 통해 설비투자(Capex) 소요에 대응 중이다.

SK그룹은 신용위험이 확대되고 있던 배터리·건설 부문의 재무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안정적인 현금창출력을 갖춘 사업 부문과의 합병 및 자산 이동을 중심으로 한 지배구조 개편도 병행했다. 

SK이노베이션은 현금창출력이 우수한 SK E&S와 합병해 외부 자금조달 없이 투자재원을 마련했으며, SK에코플랜트는 SK머티리얼즈에어플러스와 반도체 모듈 기업 에센코어 지분을 취득해 자회사 배당수입 등으로 현금흐름을 보완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나신평은 그룹 최상단 지주사인 SK㈜의 경우 계열사에 대한 유동성 지원 필요성이 현실화하며 재무적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고 봤다.

나신평에 의하면 SK㈜는 지분투자 외에 유상증자 참여 등으로 자금이 소요되는 가운데, 과거 배당수익 기반이 상대적으로 약화된 점도 지주 재무구조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SK그룹의 화학 부문은 지난해 구조적 공급과잉으로 인해 실적 개선이 지연됐다. SK이노베이션과 SKC가 영위하는 화학사업은 중국의 석유화학 설비 확장 탓에 역내 수급환경이 악화, 2024년 EBIT 마진이 0.6%까지 하락했다. 특히 아로마틱 제품군 수요 약화로 인해 SK지오센트릭은 하반기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한편 SK그룹은 향후 반도체 부문의 안정적 실적을 기반으로 채무 축소 기조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올해는 반도체 부문의 설비투자 외 배터리 투자 규모를 절반 이하로 축소하며, SK스페셜티 매각대금(2.7조원) 유입 등을 통해 추가적인 유동성 확보에 나선다는 구상이다.

나신평은 "올해 역시 배터리·화학 부문의 업황 개선이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되지만, 정유·통신·발전 등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이익 기반 사업이 이를 보완할 것으로 보인다"며 "그룹은 자산 매각과 재무구조 개편, 자금조달 방식 다변화 등을 통해 전반적인 재무안정성 관리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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