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이천사업장 전경. [출처=EBN]
SK하이닉스 이천사업장 전경. [출처=EBN]

마이크론과 삼성전자가 연이어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성적을 낸 가운데, SK하이닉스의 1분기 실적에 시장의 관심이 모아진다.

특히 SK하이닉스가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에서 선두 주자로 자리매김하며 33년만에 글로벌 D램 시장 점유율 1위에 오른 만큼, 일각에선 '어닝 서프라이즈' 가능성까지 점쳐진다.

16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오는 24일 1분기 실적을 내놓는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 기준 컨센서스는 매출 17조1842억원, 영업이익 6조5194억원 수준으로 각각 집계됐다. 이는 전년동기 대비 38.2%, 125.9% 늘어난 수치다.

이는 기존 증권사들의 전망치를 웃도는 수준으로, 고가 HBM3e 12단 제품의 판매 비중 확대와 분기 후반 범용 메모리 판매량 증가가 전사 실적 개선에 주효했을 것이란 판단이다. 

HBM은 AI 반도체의 연산 속도를 극대화하기 위한 핵심 부품으로 고성능 GPU와 함께 사용된다. 엔비디아를 비롯한 글로벌 AI 반도체 기업들이 HBM 채택을 늘리면서 SK하이닉스의 주력 제품인 HBM3와 HBM3E에 대한 수요는 여전히 공급을 초과하는 수준이다. 

SK하이닉스는 후속 제품인 6세대 HBM(HBM4) 12단 제품 역시 당초 계획보다 앞당겨 샘플을 공급한 상태다. HBM4는 TSMC의 초미세 로직 공정을 활용해 전력 효율과 연산 성능을 한층 끌어올릴 전망이다.

이와 관련 최준용 SK하이닉스 HBM사업기획 부사장은 "신규 HBM 개발과 병행해 고객의 특화된 요구에 맞춘 커스텀 HBM을 통해 다양한 고객 요구를 최적의 솔루션으로 제공할 것"이라며 "올해 HBM4 12단 양산을 성공적으로 진행하는 것은 물론 고객 요구에 맞춰 HBM4E도 적기에 공급해 HBM 리더십을 더욱 공고히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여기에 중국의 이구환신(以舊換新·낡은 제품을 새것으로 교체 지원)' 정책에 힘입은 레거시 수요와 미국발 관세 부과를 앞둔 선제 발주 영향으로 범용 D램 수요도 견조했을 것으로 시장은 보고 있다.

삼성전자를 제치고 33년 만에 1분기 글로벌 D램 시장에서 점유율 1위에 오른 것 또한 호실적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는 요소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의하면 SK하이닉스는 1분기 세계 D램 시장에서 매출 기준 시장 점유율 36%를 기록했다. 삼성전자(34%)와 마이크론(25%)을 추월한 것으로 SK하이닉스가 D램 시장에서 1위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정구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수석 연구원은 "이번 성과는 SK하이닉스가 D램 분야, 특히 HBM 메모리에 대한 강력한 수요에 성공적으로 대응한 결과"라며 "회사에 큰 이정표가 되는 사건"이라고 해석했다.

그러면서 "HBM 수요가 끊이지 않는 시장에서 SK하이닉스가 D램을 성공적으로 공급하고 있다"며 "특화된 HBM D램 칩의 제조는 매우 까다롭지만 이를 초기부터 성공적으로 생산한 기업들이 큰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HBM 수요 지속에 따른 SK하이닉스의 선두 수성은 2분기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달 정기 주주총회에서 올해 전체 D램 매출에서 HBM이 차지하는 비중이 50%를 넘어설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특히 지난해 4분기에는 전체 D램 매출 가운데 HBM 비중이 약 40%에 달해, 프리미엄 메모리 시장에서 확고한 경쟁력을 입증했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의 1분기 실적은 매출액이 17조9000억원, 영업이익 6조7000억원으로 당사의 기준 전망치를 상회할 것"이라며 "고가의 12단 HBM3E 제품 판매 비중이 확대되고 분기 후반 범용 메모리 판매 호조가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이수림 DS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 추정치와 관련 "영업이익 추정치를 기존 35조원에서 36조4000억원으로 상향 조정한다"며 "관세 리스크가 부각될수록 고성능 메모리 위주의 포트폴리오를 확보한 실적 안정성이 두각을 나타낼 것으로 판단한다"고 평가했다.

한편 경쟁사이자 메모리 반도체 업계의 '풍향계'로 불리는 마이크론의 성장세 역시 SK하이닉스의 실적 개선 흐름을 가늠할 수 있는 주요 지표로 꼽힌다.

마이크론은 2025회계연도 2분기(2024년 12월~2025년 2월)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8% 늘어난 80억50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주당순이익도 1.56달러로 추정치(1.43달러)를 넘겼다. 삼성전자 역시 올 1분기 잠정 실적 발표를 통해 매출 79조원, 영업이익 6조6100억원을 공개, 증권가 예상을 웃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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