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큐셀 진천공장 전경 [출처=한화큐셀]](https://cdn.ebn.co.kr/news/photo/202504/1659115_672794_5420.jpg)
한화 그룹이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속도를 낸다. 기존 주력 계열사인 한화솔루션의 사업 여권이 악화되자 반도체·로봇 등 첨단 산업을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키우는 모습이다.
■재무 부담 가중되는 한화솔루션
14일 화학 업계에 따르면 한화솔루션은 중국 업체들의 공급 과잉으로 인해 작년 영업 적자를 기록했다.
한화솔루션은 기초 화학 소재와 태양광 모듈 및 시스템 사업을 주사업으로 영위하는데, 두 산업 모두 중국 기업들이 공격적으로 생산시설을 확대하면서 판매 가격이 하락해 손실을 보고 있다.
한화솔루션 기초 소재 사업부의 매출액은 2022년 6조2623억원, 2023년 5조3867억원, 2024년 5조957억원으로 감소세이며, 영업이익은 2022년 5832억원에서 작년 1211억원 영업적자를 냈다.
같은 기간 태양광 모듈을 판매하는 신재생에너지 사업부의 매출액은 10조3729억원에서 7조5720억원으로 27% 감소했으며, 영업적자로 돌아섰다.
영업적자에 재무건전성 또한 약화되는 중이다. 2022년 138.4%이던 부채비율은 2년 뒤 183.2%로 44.8%포인트 급증했다.
더욱이 지난 10일 계열사인 한화퓨처프루프에 5392억원에 달하는 채무 보증까지 약속하며 재무건전성에 더욱 빨간불이 들어온 상태다.
한화퓨처프루프는 해외 투자회사로, 미국에 있는 태양광 및 방산 기업에 투자를 담당하고 있다.
한화솔루션은 작년 중국 태양광 모듈 공장을 중단하는 등 미국 시장에 집중하고 있다. 이번 결정도 그 연장선으로 보이나, 당장 엽업적자만 수천억원에 달하는 상태에서 5000억원이 넘는 보증까지 감내하는 건 한화솔루션에 부담스러울 것으로 분석된다.
■반도체·로봇, 솔루션 빈자리 메꾸나
![한화세미텍의 TC본더 [출처=한화세미텍]](https://cdn.ebn.co.kr/news/photo/202504/1659115_672795_558.jpg)
한화솔루션의 영업 상황이 단기간 내 개선되기 어려운 만큼, 한화 그룹은 반도체 장비와 로봇에서 차세대 성장 동력을 찾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상황은 긍정적이다. 먼저 반도체 장비사인 한화세미텍은 최근 420억원 규모의 TC본더 공급 계약을 SK하이닉스와 체결했다. TC본더는 HBM(고대역폭메모리)을 만드는 데 필수적으로 필요한 장비로, 이로써 한화세미텍은 엔비디아 공급망에 진입하게 됐다.
그동안 SK하이닉스는 한미반도체로부터 해당 장비를 공급 받았으나, 한화세미텍으로 공급망을 이분화한 상황이다. 한화세미텍은 차세대 장비인 플럭스리스 본더와 하이브리드 본더 장비 역시 개발 중이며, 향후 TC본더를 추가 공급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화로보틱스 또한 올해 가시적 성과를 위해 착실히 준비 중이다. 앞서 이번연도 초 전국 고속도로 휴게소 푸드코트 주방에 조리용 협동로봇을 도입한 데 이어, 최근 선박 용접용 소형 협동로봇 개발도 착수한 상황이다.
AI(인공지능) 개발과 함께 산업 현장에 로봇 도입이 급속도로 빨라지면서 한화로보틱스는 올해부터 본격적 성장이 기대된다.
앞서 한화로보틱스는 지난해 CTO(최고기술관리자) 출신인 정병찬 대표를 새로 선임하면서 관련 준비를 마친 상태다. 정 대표는 2016년부터 협동 로봇 개발에 참여한 ‘기술통’으로, 올해 협동로봇 분야에서 성과를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정 대표는 지난 8일 ‘매트랩 엑스포 2025’에서 중국과의 경쟁에 대한 질문에 “삼성, LG 등 국내 기업들이 아직 중국 로봇을 적극 도입하고 있지 않다. 가격이 전부는 아니다”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또 그는 향후 차세대 로봇 개발에 대해서 휴머노이드보다 ‘모바일 매니퓰레이터(Mobile Manipulater)’를 상용화할 것임을 밝혔다.
모바일 매니퓰레이터는 흔히 ‘로봇 팔’이라고 불리는 협동로봇 밑에 바퀴를 단 로봇으로, 최근 휴머노이드가 상용화 되기 전 과도기로서 사용될 것으로 예상되는 로봇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