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여의도 증권가 전경. [출처= EBN]](https://cdn.ebn.co.kr/news/photo/202504/1661410_675548_1727.jpg)
지난해부터 이어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구조조정에도 불구하고 증권사들의 PF 익스포져는 되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형사와 중소형사 간 대응력과 건전성 지표가 뚜렷하게 양극화되며, 중소형사의 리스크 관리 역량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6일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지난해 6월부터 12월까지 6개월간 대형 증권사를 중심으로 브릿지론과 본 PF의 신규 취급이 활발히 진행되며 전체 PF 익스포져가 약 4.5조원 증가했다.
대형사의 본 PF 익스포져는 무려 31% 급증했으며, 브릿지론도 7% 늘었다. 반면, 중소형사는 본 PF는 소폭 증가(8%)했으나 브릿지론은 오히려 11% 감소했다.
대형사들은 비교적 우량한 사업장을 중심으로 본 PF 신규 영업과 리파이낸싱을 이어간 반면, 중소형사들은 기존 부실 사업장 정리에 집중하며 신규 영업은 위축되는 모습을 보였다. 이 과정에서 대형사의 고정이하 여신 잔액은 33% 감소했으나, 중소형사는 23% 감소에 그쳐 여전히 부실 전이 위험이 큰 것으로 평가됐다.
특히 브릿지론의 고정이하 전이율은 비수도권·비주거 사업장을 중심으로 9.3%에 달해 PF 구조 중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고정이하 비율 또한 대형사는 22%에서 15%로 개선된 반면, 중소형사는 49%에서 55%로 악화됐다.
전이과정에서의 충당금 부담도 문제다. 6개월간 비고정이하 여신이 고정이하로 전이되며 0.3조원의 충당금이 추가로 적립됐고, 기존 고정이하 여신에서 발생한 추가 충당금도 0.4조원에 달했다. 다만 상각·매각 등을 통한 익스포져 정리로 약 0.5조원의 충당금이 줄어들며 전체 충당금은 2.3조원 수준을 유지했다.
대형사와 중소형사가 취급한 PF 익스포져의 질적 구성, LTV 차이로 인해 고정이하 전이 시 실제 충당금 적립률의 간극도 크다. 브릿지론과 본PF 중후순위 비중은 대형사가 30% 안팎으로 나타났지만 중소형사는 65~68% 수준이다. 중소형사 내에서도 일부 기업의 후순위 비중이 과도하게 높아 손실률 겪차가 컸다.
대형사와 중소형사의 PF 익스포져 구조도 확연히 달랐다. 분양 미개시·비분양 익스포져 중 대형사는 오피스, 데이터센터 비중이 높았고, 중소형사는 물류센터 비중이 56%에 달했다. 중소형사는 시공사의 책임준공 비율 또한 60%로 대형사(80%)보다 낮아 회수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존재한다.
한국신용평가는 잔여 충당금 부담이 높으면서 신규 영업 속도가 빠른 증권사를 리스크 관리 대상으로 꼽았다.
향후 규제 강화도 변수다. 금융당국은 6월 중 ‘증권업 기업금융 경쟁력 제고 방안’의 일환으로 부동산금융 총 익스포져 한도를 도입하고 NCR 위험값을 차등화할 방침이다. 부동산금융 관련 위험값이 전반적으로 상향될 경우 중소형사는 위험 투자 여력이 크게 제약될 수 있다.
한국신용평가는 “부동산금융 총 익스포져는 증권사 대체로 자기자본 대비 100% 내 수준으로 규제 영향이 제한적”이라며 “달라지는 부동산금융 시장 환경과 규제 환경에 대한 사업·재무적 대응여력에 따라 증권사의 부동산금융 사업기반도 양극화 지속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