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황금연휴에도 불구하고 상당수 자영업자들은 사실상 ‘연휴 없는 연휴’를 맞이했다. [출처=연합]
5월 황금연휴에도 불구하고 상당수 자영업자들은 사실상 ‘연휴 없는 연휴’를 맞이했다. [출처=연합]

5월 황금연휴에도 불구하고 상당수 자영업자들은 사실상 ‘연휴 없는 연휴’를 맞이했다. 특히 프랜차이즈 가맹점 상당수가 정기휴무일 없이 운영되는 것으로 나타나 자영업자들의 어두운 현실을 드러냈다.

5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과 프랜차이즈 업종별 운영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23년 기준 15개 주요 업종 프랜차이즈 가맹점 가운데 62.7%에 해당하는 16만9364개 매장이 정기휴무일 없이 영업 중인 것으로 조사됐다. 전체 가맹점 수(27만86개) 중 약 10곳 중 6곳 이상이 365일 영업 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셈이다.

‘정기휴무일’은 설이나 추석 같은 명절, 또는 공휴일과는 별개로 사업장이 주기적으로 문을 닫는 날을 의미한다. 하지만 대부분 프랜차이즈 가맹점은 주간 단위로 정기적인 휴무를 설정하지 못한 채 운영되고 있다.

업종별로는 편의점의 무휴 비율이 단연 높았다. 전국 5만4828개 편의점 가운데 99.2%에 해당하는 5만4392개 매장이 연중무휴로 운영 중이다. 이외에도 커피전문점 및 음료점의 81.4%, 제과점의 78.3% 역시 별도의 정기휴무 없이 장시간 영업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시간 운영도 일상화됐다. 전체 가맹점 중 하루 14시간 이상 문을 여는 매장은 7만2972개로, 전체의 27.0%를 차지했다. 특히 편의점은 99.7%가 이 기준을 초과하며, 사실상 대부분이 24시간 영업 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운영 구조는 한국의 높은 자영업 비중과 맞물려 있다. 국내 취업자 5명 중 1명은 자영업자로, 경제 전반의 자영업 의존도가 높다. 프랜차이즈 가맹점 또한 상당수가 초기 자본이 적은 영세 사업장으로, 인건비나 임대료 등 고정비용 부담으로 인해 휴무일 자체를 설정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가맹점주의 근무 강도에 비해 수익 회복은 더딘 상황이다. 한국은행 통계에 따르면 자영업자의 평균 소득은 2022년 말 4131만원에서 2023년 말 4157만원으로 소폭 상승했지만, 여전히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말(4242만원)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

한은은 “서비스업 경기 둔화와 자영업 고비중 구조가 자영업자의 소득 회복을 가로막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소득 정체는 대출 상환에도 영향을 미치며, 연체율 증가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명절이나 황금연휴에도 쉬지 못하는 자영업자들이 많지만, 이들의 노동 강도에 비해 보상은 충분하지 않은 실정이다. 특히 프랜차이즈 가맹점주들은 브랜드 본사의 운영 기준에 따라 ‘자율적 휴무’조차 어려운 경우가 많아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고강도 운영에도 불구하고 자영업자들의 경제적 여건이 나아지지 않는 상황에서 실질적인 휴식권 보장과 운영 구조 개선을 위한 정책적 개입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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