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수 11번가 대표이사 [출처=11번가]](https://cdn.ebn.co.kr/news/photo/202505/1661905_676096_1936.jpg)
이커머스 플랫폼 11번가가 체질 개선과 수익성 회복에 본격적인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내부 쇄신의 신호탄으로 박현수 최고사업책임자(CBO)를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하면서 조직 안정과 사업 전략 재정비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11번가는 최근 주요 보직을 두루 거치며 수익성 중심 운영을 이끌어온 박 대표를 새 CEO로 발탁했다. 박 대표는 경영관리실장, Corporate Center장, CBO 등을 역임하면서 ‘수익 구조 전환’ 실무를 주도해 왔다.
11번가는 최근 몇 년간 이커머스 업계 전반의 경쟁 심화 속에서 적자 기조를 이어왔다. 다만 지난해부터 손실 폭이 줄어들기 시작했고 특히 인건비와 마케팅 비용 절감 등 구조 효율화를 통한 실질 개선이 가시화되면서 수익 전환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
실제 지난해 11번가의 종업원 급여는 841억 원으로 전년(1087억 원) 대비 약 22.6% 줄었다. 광고선전비 역시 1099억 원에서 826억 원으로 25% 이상 축소됐다. 단기적인 비용 절감 차원을 넘어 전략 상품군 중심의 운영 전환을 병행하면서 고비용·저효율 구조에서 벗어나려는 의지가 반영된 조치로 풀이된다.
현재 11번가의 모회사인 SK스퀘어는 현재 11번가의 경영권 매각을 추진 중이다. 수익성 회복은 향후 원매자 확보를 위한 핵심 전제조건으로 꼽힌다. 재무적 안정성과 미래 성장 가능성이 담보되지 않고선 인수를 하더라도 영속성이 없기 때문이다.
11번가는 수익성 개선을 위한 다양한 전략을 추진 중이다. 슈팅배송으로 대표되는 리테일 부문에선 비용 부담이 큰 직매입 상품을 효율화했다. 대신 통합 풀필먼트 서비스인 ‘슈팅셀러’ 물량을 확대해 빠른 배송에 대한 고객 경험을 강화했다.
리테일 사업구조 효율화로 외형은 축소됐지만, 오픈마켓 부문에서의 성과는 긍정적이다. 지난해 오픈마켓 부문에서 연간 에비타(EBITDA·상각 전 영업이익) 흑자를 이뤘다. 실제 지난해 3월부터 올해 3월까지 13개월 연속 영업이익 흑자를 기록 중이다.
11번가는 올해 핵심 카테고리로 ‘마트’와 ‘패션’을 선정했다. 최근에는 기존 무료 멤버십 프로그램 ‘패밀리플러스’에 세분화된 카테고리별 혜택을 더한 ‘11번가플러스’를 론칭했다. 11번가플러스에 가입하면 마트, 뷰티, 디지털 부문에서 적립·할인쿠폰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무료 멤버십 가입 고객도 증가 추세다. 지난해 11월 무료 멤버십 프로그램 론칭 이후 6개월 만에 가입자 70만명을 돌파했다. 지난달 기준 가입 고객 재구매율은 미가입 고객 대비 60%이상, 객단가는 50%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11번가 월간 활성 이용자 수도 늘고 있다. 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에 따르면 지난달 11번가의 이용자는 893만여명으로 전달보다 2.0% 증가했다. 이용자 수 순위는 쿠팡이 1위를 차지했지만, 11번가가 2위로 올라서면서 알리익스프레스가 3위로 밀려났다.
지난달 11번가에 고객 유입이 크게 증가한 데는 업그레이드된 앱테크형 게임 이벤트 ‘11키티즈 시즌2’가 주효한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E쿠폰 메가데이와 슈당데이 할인 프로모션, 가정의 달 선물행사 등도 선보였다.
박현수 11번가 신임 대표는 “고객과 판매자의 만족을 최우선에 두고, 11번가의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겠다”면서 “올해 수익성 개선을 가속화해 오픈마켓과 리테일 사업을 포함한 전사 EBITDA 흑자 달성으로 성공적인 턴어라운드의 발판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