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연합]](https://cdn.ebn.co.kr/news/photo/202505/1662221_676441_5853.jpg)
한국 경제의 역성장 우려가 현실이 됐다.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전 분기보다 0.2% 뒷걸음질치며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것이다.
고질적 내수 침체에 정치 불확실성 장기화, 그리고 미국발 관세 충격에 따른 수출 부진이 더해지면서 경고음이 커지는 모습이다.
11일 한국은행 발표에 따르면 1분기 GDP 증가율은 -0.24%로, 지난 2월 한은이 제시한 0.2% 성장 전망치를 크게 밑돌았다.
이로써 한국은 4개 분기 연속 0.1% 미만의 저성장을 이어가며, 1960년 통계 작성 이래 처음으로 '성장 멈춤' 상태에 직면했다.
이 같은 성장률은 현재까지 1분기 실적을 발표한 전 세계 19개국 중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 중 18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이며, 비(非)OECD 국가는 중국이 유일하다.
특히 한국은 GDP 성장률 순위에서 중국(1.2%)은 물론, 독일(0.211%), 프랑스(0.127%) 등 주요 유럽 국가들보다도 뒤처졌다. 1분기 성장률 1위는 아일랜드로 3.219%를 기록했고, 인도네시아(1.124%), 스페인(0.568%), 캐나다(0.4%), 이탈리아(0.265%) 등이 뒤를 이었다.
세계 최대 경제국인 미국조차 자국 관세정책의 혼선 여파로 1분기 -0.069%를 기록하며 역성장했지만, 한국에 비하면 낙폭이 제한적이었다. 일본과 영국은 아직 1분기 GDP를 공개하지 않은 상태다.
한국의 성장 부진은 단기적 충격을 넘어 구조적인 침체 신호로 읽힌다. 지난해 1분기까지만 해도 주요 37개국 중 6위였던 한국의 성장률 순위는 2분기 32위로 급락했고, 3분기에도 26위로 하위권을 면치 못했다. 12월 내란 사태와 탄핵 정국이 겹친 지난해 4분기에는 0%대 성장률로 29위에 머물렀다.
전문가들은 한국 경제의 장기 침체 원인으로 △수출 의존도가 높은 산업 구조 △소비 및 건설 등 내수 부진 △정치적 불확실성 지속 등을 꼽는다.
박정우 노무라증권 이코노미스트는 "무엇보다 소비와 건설이 얼어붙은 내수 부진이 가장 큰 문제"라며 "고물가와 누적된 가계부채로 인해 소비가 좀처럼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나마 정부의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등 확장적 재정 정책이 경기 방어의 실마리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한국은행은 정부가 추진 중인 12조원 규모의 추경이 집행될 경우, 올해 연간 성장률을 최대 0.1%포인트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