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이천 공장. [출처=EBN]](https://cdn.ebn.co.kr/news/photo/202505/1663123_677486_5122.jpg)
2분기 내로 전체 HBM3E 출하량의 절반을 12단으로 생산해야 하는 SK하이닉스가 한미반도체와 한화세미텍 양사 모두에게 TC본더 발주를 냈다.
TC본더는 HBM을 만드는 데 필요한 핵심 장비로, 한미반도체와 한화세미텍이 주도권을 잡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 중이다.
16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한미반도체는 SK하이닉스와 428억원 규모의 TC본더 공급 계약을 맺었다고 공시했다.
같은 날 한화세미텍도 385억원 상당의 TC본더 계약 공시를 올렸다. 한화세미텍의 계약 금액은 부가가치세(VAT) 미포함 금액으로, 부가가치세 포함 시 한미반도체와 비슷한 금액일 것으로 추정된다.
당초 업계는 SK하이닉스가 TC본더 발주를 지난달 낼 것으로 전망했으나, 격화되는 ‘SK하이닉스-한미반도체-한화세미텍’의 삼각관계 속 TC본더 공급이 늦어졌다.
![한미반도체의 TC 본더 [출처=한미반도체]](https://cdn.ebn.co.kr/news/photo/202505/1663123_677487_5150.jpg)
한미반도체는 SK하이닉스에게 HBM용 TC본더를 독점 공급하고 있었으나, SK하이닉스가 한화세미텍으로부터 더 비싼 가격에 TC본더를 공급받으며 양사(SK하이닉스, 한미반도체) 간 감정의 골이 깊어졌다. 이에 한미반도체는 한화세미텍과 동일한 수준으로 장비 가격을 인상했고, 그 동안 무료로 제공해 왔던 CS(유지보수)를 유료로 전환했다.
또 한미반도체와 한화세미텍 간 특허 분쟁도 SK하이닉스가 발주를 뒤로 미루게 된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된다.
갈등이 깊어지자 마음이 급해진 건 SK하이닉스다. SK하이닉스는 지난 1분기 실적발표에서 “2분기 HBM3E 출하량의 절반 이상이 HBM3E 12단 제품일 것”이라고 공언했기 때문이다.
현재 SK하이닉스 공장에 설치된 TC본더 대부분은 8단용 제품을 12단으로 업그레이드한 제품이며, 이번 분기 중으로 12단 출하량이 8단을 앞지르기 위해선 12단 이상용 장비가 빨리 들어와야 하는 실정이다.
앞서 SK하이닉스는 HBM3E 12단 생산을 위해 지난해 하반기 공장에 설치돼 있던 한미반도체의 TC본더를 12단용으로 개량했다.
![한화세미텍의 TC본더 'SFM5-Expert' [출처=진운용 기자]](https://cdn.ebn.co.kr/news/photo/202505/1663123_677488_5237.jpg)
지난 3월 SK하이닉스는 한화세미텍에게 12단 이상용 제품을 420억원 규모로 공급받았으나, 이것만으론 수요를 뒷받침하기에 부족한 상황이다.
이에 SK하이닉스는 서둘러 한미반도체와 한화세미텍 양사 모두와 계약한 것으로 보이며, 일각에서는 이미 구두 PO(발주)가 들어갔고, 공식 PO가 들어간 것과 동시에 장비 공급이 이뤄질 것으로 내다본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하이닉스가 1분기에는 기존에 있던 한미의 TC본더를 개량해 HBM3E 12단 제품을 만들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2분기 중으로 12단 출하량이 절반을 넘어서야 하는 만큼 PO와 동시에 장비 인도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화세미텍 관계자는 “첫 공급 때 지속적으로 협업을 이어가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으며, 이번 추가 수주는 그 일환”이라며 “양사 간 협엽이 잘 이뤄지고 있고 발전적인 방향으로 협력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