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사기 [출처=연합뉴스]](https://cdn.ebn.co.kr/news/photo/202505/1663153_677524_406.jpg)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알츠하이머병 진단을 위한 첫 혈액검사를 공식 승인했다. 기존의 고비용·고위험 검사 방식에 의존하던 진단 체계에 획기적인 전환점이 될 것으로 평가된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16일(현지시간), FDA가 후지레비오진단(Fujirebio Diagnostics)이 개발한 ‘루미펄스(Lumipulse)’ 혈액검사를 정식 승인했다고 보도했다. 루미펄스는 혈장에서 알츠하이머병과 연관된 두 가지 단백질 농도를 측정해 뇌에 아밀로이드 플라크가 축적돼 있는지를 진단하는 방식이다.
알츠하이머는 치매의 가장 흔한 원인으로, 뇌에 아밀로이드 단백질이 비정상적으로 축적되며 플라크를 형성하고, 이로 인해 신경세포가 파괴되면서 점진적인 인지기능 저하가 발생한다. 현재로서는 아밀로이드 침착이 주요한 병리기전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를 조기에 포착하는 것이 진단의 핵심으로 꼽힌다.
지금까지 알츠하이머병 진단은 대체로 요추 천자를 통한 뇌척수액 분석, 자기공명영상(MRI), 컴퓨터단층촬영(CT) 등 고비용·고난도의 영상검사나 침습적 절차에 의존해왔다. 특히 요추 천자는 통증과 감염 위험이 동반돼 환자들에게 큰 부담이 됐다.
반면 루미펄스는 간단한 채혈만으로 이뤄지는 검사다. 이로 인해 의료현장에서의 접근성과 활용도가 크게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FDA는 이번 승인을 통해, 특히 인지기능 저하 징후로 전문 치료센터에 입원한 환자들에게 보다 빠르고 손쉬운 진단 경로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검사는 단독으로 진단을 확정하는 데 사용되기보다는, 다른 임상정보와 병행해 의료진이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방식이다. 루미펄스를 통해 측정되는 단백질 수치는 알츠하이머와 유사한 증상을 보이는 다른 질환들과의 구별에도 중요한 실마리를 제공할 수 있다.
개발사인 후지레비오진단은 일본 HU그룹 산하로, 이번 승인을 계기로 미국 내 진단 시장에서의 입지를 크게 넓힐 것으로 보인다. 다만, 루미펄스 검사의 정확한 비용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혈액검사 방식인 만큼 기존 영상진단이나 척수액 검사 대비 비용이 크게 낮아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미국 알츠하이머협회 최고과학책임자인 마리아 C. 카리요는 “오늘은 알츠하이머병 진단에 있어 또 다른 중요한 진전을 이룬 날”이라며 “이번 FDA의 승인으로 더 많은 이들이 더 이른 시점에 정확한 진단을 받을 수 있게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