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디스 [출처=연합뉴스]](https://cdn.ebn.co.kr/news/photo/202505/1663154_677525_4557.jpg)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Moody’s)가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을 강등한 가운데, 백악관과 공화당 간 책임 공방이 격화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측 인사들은 이번 결정을 바이든 행정부의 재정정책 실패 탓으로 돌렸고, 백악관은 무디스 내부 인사에 대한 정치적 편향성 문제를 제기하며 반격에 나섰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무디스는 16일(현지시간),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을 최고 등급인 ‘Aaa’에서 한 단계 하향한 ‘Aa1’로 조정했다. 동시에 등급 전망은 기존 ‘부정적(Negative)’에서 ‘안정적(Stable)’으로 변경했다. 무디스는 등급 강등의 배경으로 “지속적인 정치적 불확실성과 고조된 재정적 압박”을 지목했다.
이번 등급 강등은 미국의 국가 신용도에 대한 상징적인 타격으로, 향후 국채 이자율 상승과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공화당은 곧바로 바이든 행정부를 정조준했다. 백악관 부대변인 쿠시 데사이는 이날 밤 이메일 성명을 통해 “트럼프 행정부와 공화당은 낭비, 사기, 권력 남용을 근절하고, 사회 질서 회복을 위한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을 추진 중”이라며 “바이든이 초래한 난장판을 바로잡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무디스가 정말 신뢰할 수 있는 기관이었다면, 지난 4년간 재정 파탄이 전개되는 동안 침묵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무디스 자체에 대한 불신도 드러냈다.
스티븐 청 백악관 공보국장 역시 소셜미디어 플랫폼 엑스(X)를 통해 공격 수위를 높였다. 그는 무디스 애널리틱스(Moody’s Analytics)의 마크 잔디 수석 이코노미스트를 거론하며 “잔디는 2016년부터 반(反)트럼프 입장을 고수해온 인물”이라며 “그의 분석을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사람은 없다”고 비난했다.
하지만 이 발언은 무디스 애널리틱스와 신용평가를 실제 수행한 무디스 레이팅스(Moody’s Ratings)가 별개의 조직이라는 점을 간과한 것으로, 사실관계 오류라는 지적이 나왔다. 두 조직은 모기업은 같지만 기능과 역할이 엄연히 다르며, 무디스 레이팅스는 독립적인 신용평가 기관으로 인정받고 있다.
정치권의 공방에도 불구하고, 시장은 이번 등급 강등을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미국이 지난 2023년에 이어 또 한 번 주요 신용평가기관으로부터 신용등급을 강등받으면서, 향후 국채 발행 비용 증가와 함께 연방정부 재정운용에도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