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SK하이닉스]](https://cdn.ebn.co.kr/news/photo/202505/1663252_677628_846.jpg)
고대역폭메모리(HBM) 핵심 장비인 TC 본더 공급을 둘러싸고 갈등을 빚어온 SK하이닉스와 한미반도체가 거래를 재개하며 관계 복원에 나섰다. 동시에 한화세미텍과도 계약을 체결한 SK하이닉스는 향후 공급망 다변화 기조를 이어갈 전망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6일 한미반도체는 SK하이닉스로부터 약 428억원 규모의 TC본더 수주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같은 날 한화세미텍도 약 385억원 규모의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양사가 공급하는 장비는 청주에 있는 SK하이닉스의 'M15X'팹에 투입될 예정이다.
TC본더는 인공지능(AI) 반도체용 HBM을 제조하는 데 필요한 핵심 장비다. HBM은 D램을 여러 개 쌓아 올리는 방식으로 만드는데, D램에 열과 압력을 가해 고정하는 공정에 TC본더가 쓰인다.
부가가치세를 고려하면 양사의 이번 수주 규모는 비슷한 수준이다. SK하이닉스가 한미반도체의 가격 인상 요구를 받아들이고 양사에 비슷한 규모로 물량을 배분하면서 갈등 수습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가격 조정 요구과 공급망 안정성 모두를 고려한 절충안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는 이번 계약에 따라 SK하이닉스와 한미반도체의 갈등이 봉합 수순에 접어든 것으로 보고 있다.
![한미반도체 TC 본더 4.[출처=한미반도체]](https://cdn.ebn.co.kr/news/photo/202505/1663252_677629_99.jpg)
SK하이닉스는 2017년부터 한미반도체로부터 TC본더를 공급받아왔으나 최근 공급망 다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양사의 관계가 흔들리기 시작한 것은 후발주자인 한화세미텍이 SK하이닉스의 신규 공급사로 합류하면서부터다. 한화세미텍은 지난 3월 두 차례에 걸쳐 SK하이닉스에 총 420억원의 HBM TC본더를 납품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한미반도체는 이에 반발하며 SK하이닉스의 HBM 생산 라인에 상주하던 장비 유지·보수 인력을 철수하고, TC본더 가격을 약 25% 인상해달라고 요구했다. 이번 거래 재개에 따라 한미반도체 엔지니어들은 다시 HBM 생산라인에 복귀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한미반도체와 한화세미텍의 감정의 골은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채로 신경전을 이어가고 있다. 한미반도체는 지난해 말 한화세미텍을 특허 침해로 제소한 데 이어 최근 한화그룹에 인수된 아워홈과의 급식 계약도 조기 종료하기로 했다.
한화세미텍도 TC본더 관련 특허의 효력을 상실시키는 무효 심판을 청구하며 맞대응에 나섰다. 최근에는 한미반도체 임원을 명예훼손 혐의로 경찰에 고소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SK하이닉스가 앞으로도 장비를 두 업체에 균형 배분하는 전략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며 "향후 발주 물량을 두고 한화세미텍과 한미반도체의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