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무통'. 정경구 HDC현대산업개발(이하 HDC현산) 대표에게 따라붙는 별칭이다. 지난해 말, 브랜드 신뢰 회복이라는 무거운 과제를 안고 대표 자리에 오른 그는, 올해 들어 본격적으로 조직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업계 안팎에서는 정 대표가 재무 안정성 중심의 리더십을 기반으로 위기 대응에 강점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한다.
◆ 도정사업 수주 1조3000억…상반기 만에 작년 연간 누적 수주액 근접
27일 업계 내용을 종합하면, HDC현산은 올해 들어 도시정비(재개발·재건축) 사업에서 두드러진 수주 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연초 이후 5달 만에 누적 수주액 1조3018억원을 기록하며 '1조 클럽'에 안착했다.
이는 작년 연간 도시정비 수주액(1조3331억원) 97%에 달하는 수준이다.
주요 수주 실적은 △3월 강원 원주 단계주공 재건축(4369억원) △3월 부산 광안4구역 재개발(4196억원) △5월 부산 연산10구역 재개발(4453억원) 등이다.
◆ ESG 행보도 강화…1분기 사회공헌 1100건 육박
정 대표는 도시정비 확대 외에도 ESG 경영 강화를 병행하며 신뢰 회복에 공을 들이고 있다. 특히 매월 지속되는 사회공헌 활동이 눈에 띈다.
데이터앤리서치 분석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HDC현산의 사회공헌 관련 포스팅은 총 1127건으로 건설업계에서 두 번째로 많았다.
HDC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EBN과 통화에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을 지속 추진하고 있다. 특히 일회성으로 그치는 것이 아닌 장기적 관점에서 지역사회와의 상생이 가능하도록 활동들을 기획하고 있다. 이러한 활동을 적극 확대해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하고 나눔을 실천하는 기업으로 거듭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단순한 지역사회 봉사활동을 넘어 지역 주민들과 정서를 나누고 함께할 수 있는 맞춤형 ESG활동을 펼칠 계획"이라고 부연했다.
ESG 활동으로는 △가정의달 맞이 용산구 소외이웃 위한 사랑 나눔 식료품 기부 △용산구민과 함께하는 벽화 그리기 봉사활동 △광명 심포니 작은 도서관 21호점 개소 △송파구 지역주민과 초등학교 담장 벽화 그리기 봉사활동 △동대문구 지역주민·어린이와 한강 지천 지킴이 릴레이 봉사활동 등이 있다.
![[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https://cdn.ebn.co.kr/news/photo/202505/1664262_678794_1359.jpg)
◆ 업황 부진 속 실적 반등…영업익 30% 증가
실적 측면에서도 정 대표 체제의 성과가 확인됐다. HDC현산은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 54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416억원) 대비 29.81% 증가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9058억원으로 4.3% 줄었지만, 원가 절감과 분양 매출 급증, 기타 수익 확대가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세부적으로 분양 매출은 743억원에서 2272억원으로 205.81% 급증했다. 기타 수익은 39.23% 늘어난 536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원가는 8730억원에서 7992억원으로 8.46% 감소했다.
재무구조도 비교적 안정적이다. 올 1분기 연결 부채비율은 148.57%, 유동비율은 146.91%로, 업계 평균 대비 무난한 수준이다.
다만 작년 말 부채비율(139.58%)보다는 소폭 상승한 상태다.
실적 반등, 수주 확대 '두 마리 토끼'를 잡은 HDC현산. 정 대표가 지휘하는 재무 중심의 경영 전략이 불확실한 시장 속에서 어떻게 더 큰 성과로 이어질지, 업계의 눈길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