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오션이 미국 해군 함정 두번째 MRO 사업으로 수주한 ‘USNS YUKON’함 [출처=한화오션]
한화오션이 미국 해군 함정 두번째 MRO 사업으로 수주한 ‘USNS YUKON’함 [출처=한화오션]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이 글로벌 함정 정비(MRO) 시장 공략을 본격화했다.

28일 양사에 따르면 수출 중심 조선산업을 정비·유지 중심의 지속 가능한 모델로 확장하기 위해,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MRO 시장을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지목하고 본격적인 사업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를 위해 정비 역량 고도화와 함께 공급망 협력체계를 확대하며 세계 최고 수준의 K-조선 기술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함정 정비 거점' 구축을 선언했다.

먼저 HD현대중공업은 올해를 미국 MRO 시장 진출 원년으로 삼아 시범 사업으로 3척의 정비를 목표로 입찰에 나선 상태다. 국내 2800여 개, 해외 1500여 개의 공급망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조달과 생산능력을 앞세워 경쟁 우위를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HD현대중공업은 미 해군 7함대 MRO사업 수주를 위해 도크를 확보해두고 수주 시 즉각 착수할 수 있도록 국내 협력업체와의 협약도 체결했다. 7함대를 시작으로 미 본토 MRO 진출을 염두에 두며 미국 MRO 사업을  확장해나간다는 계획이다.

최태복 HD현대중공업 특수선사업부 상무는 "올해 2월 처음으로 미 7함대 MRO 사업입찰에 참여했으며 현재 미국의 의사결정이 조금 지연되는 상황"이라며 "새 정부가 들어서면 한미 정부 간에 협조해서 한국 조선소에 계획된 MRO 물량을 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해외에도 MRO 기지를 조성할 생각이며, 이를 통해 미국이 원하는 모든 지역에서 MRO가 가능하도록 단지를 여러 곳에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해외 MRO 거점화 계획도 내놨다. 필리핀 수빅 야드에 설치한 군수지원센터를 통해 이미 해외 MRO 기지 운영 경험을 축적한 HD현대는 이를 기반으로 동남아, 중동, 페루 등지로 거점을 확장해 인도·태평양 해양벨트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이 존 필린 미 해군성 장관과 함께 HD현대중공업 특수선 야드를 둘러보며 건조 중인 함정들을 소개하고 있다.[출처=HD현대중공업 ]
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이 존 필린 미 해군성 장관과 함께 HD현대중공업 특수선 야드를 둘러보며 건조 중인 함정들을 소개하고 있다.[출처=HD현대중공업 ]

한화오션 역시 MRO 역량을 고도화하고 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5~6척 수주를 목표로 하며, 전 생애주기 기반의 '통합 MRO 솔루션'을 제시했다. 체계종합업체로서 설계부터 성능개량, 정비, 운용 유지까지 아우르는 통합정비 솔루션을 통해 경쟁사와의 차별화하겠다는 전략이다.

한화오션은 통합 MRO 관리 시스템 ‘TOMMS 오션’을 중심으로 CBM+(상태기반 정비), 원격 기술지원, 모바일 시스템 등 차세대 기술을 도입하고, AR/VR 기반 작업자 정비 훈련 시스템과 국내 해군 수요 대응을 위한 MRO 클러스터도 병행 구축 중이다.

아울러 지역 조선업계와의 협업을 통한 ‘함정 MRO 클러스터 협의체’ 구축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부산·경남 지역 조선·정비 업체 15곳과 사업 초기부터 세분화된 협력 항목을 공유하는 협업 체계를 도입해 인도·태평양 지역 최고의 MRO 허브로 도약하겠다는 비전이다. 

양사는 공통적으로 미 해군의 연간 20조 원 규모 MRO 시장을 전략적 목표로 삼고 있다. 미국은 중국 해군력 증강에 대응하기 위해 아시아 동맹국의 조선 역량을 활용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지난달 말 존 필린 미국 해군성 장관이 방한해 국내 조선소의 기술 역량을 확인하면서 양국의 조선업 협력방안과 함정 MRO 분야의 협업 확대가 구체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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