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연합]](https://cdn.ebn.co.kr/news/photo/202506/1664916_679600_958.jpeg)
기준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시장에서는 고정금리 선호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4월 기준 은행권 신규 주담대 중 고정금리 대출 비중은 90%에 육박했다. 금리 인하기에도 불구하고 고정금리를 택하는 역행 현상이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2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4월 예금은행이 새로 취급한 주택담보대출 가운데 고정금리 대출 비중은 89.5%로 집계됐다. 2021년 6월 39.5%까지 떨어졌던 고정금리 비중은 기준금리 인상기와 맞물려 지속 상승하다 지난해 8월 96.8%까지 치솟은 바 있다.
이후 기준금리 인하 흐름에 따라 11월 81.4%, 12월 81.3%로 다소 하락했지만 올해 들어 다시 90% 가까이 올라섰다.
현재 시중은행에서는 고정금리 주담대 상품의 금리가 오히려 변동금리보다 낮은 상황이다.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의 5월 말 기준 고정금리 주담대 금리는 연 3.370∼5.516%로, 변동금리(연 3.880∼5.532%) 대비 하단은 0.510%p, 상단은 0.016%p 낮았다.
통상 고정금리는 장기금리와 연동돼 미래 금리 상승 리스크를 반영하며 변동금리보다 높은 것이 일반적이나, 현재는 정반대의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금융당국 권고도 한몫…고정금리 대출 확대 유도
이 같은 현상에는 금융당국의 정책적 유도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은행권에 고정금리 주담대 비중을 30% 이상으로 유지하라는 행정지도를 한 바 있다. 이에 은행권이 고정금리 상품을 더 적극적으로 취급하면서 대출 금리를 낮추는 방식으로 수요를 유도하고 있는 것이다.
고정금리를 택하면 대출 한도에서도 유리한 구조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산정 시 금리 형태에 따라 스트레스금리 반영 비율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현재 가산금리는 변동형 100%, 혼합형 60%, 주기형 30%가 적용된다.
7월부터 시행되는 3단계 스트레스 DSR 체계에 따라 혼합형과 주기형의 비율은 각각 80%, 40%로 상향되지만, 여전히 고정금리 상품의 대출 가능액이 더 크다.
한국은행은 하반기에도 기준금리 인하 기조를 이어갈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달 29일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당초 예상보다 성장세가 크게 약화했기 때문에 인하 폭이 더 커질 수 있다”고 언급했다. 시장에선 올해 안에 두 차례 추가 인하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