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쌍용건설 본사 전경. [제공=쌍용건설]](https://cdn.ebn.co.kr/news/photo/202506/1664940_679627_483.jpg)
쌍용건설이 4년 만에 기업신용등급(ICR) 전망(outlook)을 '안정적'으로 회복했다. 한국기업평가가 쌍용건설 ICR을 BBB(안정적)으로 새롭게 부여한 것. 해외 고급건축 중심의 수주 경쟁력과 실질적 무차입 재무구조, 손실 반영 이후의 원가율 안정화 등이 종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신용등급 회복을 이끌었다. 이같은 호재에 힘입어 쌍용건설은 1년 만에 기업어음(CP) 발행도 추진한다.
1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기업평가(이하 한기평)는 최근 쌍용건설의 기업신용등급(ICR)을 BBB(안정적)으로 평가했다. 이는 한기평이 3년 만에 새롭게 부여한 것으로, 쌍용건설 ICR은 2021년 BBB(안정적)에서 BBB(부정적)으로 조정된 바 있다. 사실상 쌍용건설은 4년 만에 BBB(안정적)으로 복귀한 셈이다.
한기평은 쌍용건설이 해외사업 손실에도 수익성과 재무지표가 빠르게 반등시킨 점을 주목했다.
쌍용건설은 해외사업 원가율 안정화와 공공 토목 수주의 증가 등에 힘입어 2023년 이후 영업이익이 흑자로 전환됐다. 2024년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498억원, 영업이익률은 3.3%로 개선됐으며, 2025년 1분기에는 전년 동기 대비 1.7%포인트 증가한 4.4%를 기록했다. 특히 해외 원가율은 코로나19 시기(2021년) 129%에 달했던 것에서 2024년에는 91%로 안정화되며, 수익성 회복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 매출은 부동산 경기 침에에도 불구하고, 전년 대비 1.5% 증가한 1조 4932억원을 기록했다.
재무지표도 눈에 띄게 개선됐다. 새 주인 글로벌세아(옛 세아상역)로부터의 1500억원 유상증자(2023년)와 5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 발행(2024년)으로 자본 확충에 성공했으며, 이에 따라 2024년 말 기준 부채비율은 194.0%로 전년(288.0%) 대비 94.0%p 하락했다. 총차입금은 332억원으로 줄었고, 순차입금은 –2106억원으로 실질적인 무차입 상태다. 차입금의존도는 2.8%에 불과하다. 단기 차입금 비중이 94.4%로 높은 편이나, 지난 3월 말 기준 현금성 자산 1820억원을 보유 중이어서 유동성 대응능력은 양호하다는 평가다.
![[출처= 한국기업평가, 쌍용건설]](https://cdn.ebn.co.kr/news/photo/202506/1664940_679630_5240.png)
수주 측면에서도 해외와 민간 주택 모두에서 견조한 흐름을 유지 중이다. 특히 착공 기준 수주잔고의 증가세가 뚜렷해 점직적 매출 성장이 기대된다. 2025년 3월 말 기준 착공 기준 수주잔고는 3조 9000억원, 계약 기준 수주잔고는 약 8조 2000억원으로, 중장기 매출 안정성을 확보했다는 평가다. 이 중 미착공 물량은 4조2000억원 수준이며, 주택 정비사업과 리모델링 중심으로 구성돼 있다. 해외 부문은 두바이·싱가포르 등지에서 지속적인 수주를 이어가고 있다. 2024년 두바이 크릭워터스(2963억원), 이머시브 타워(3298억원) 등 신규 고급건축물 수주가 있었고, 싱가포르 남북지하도로 111공구(5323억원) 등 대형 토목공사도 병행 중이다.
물론 리스크 요인도 상존한다. 일단 주택사업의 일부 프로젝트 분양률이 저조하다. 평택통복동 주상복합(분양률 48.6%), 여수학동, 김해삼계 등은 채권 회수 지연 및 미분양 대손 설정 가능성이 있다. 이 중 평택통복동은 2028년 준공 예정으로 장기 분양 리스크가 존재하며, 관련 PF 대출(잔액 2455억원)에 대해 쌍용건설이 자금보충 의무를 부담하고 있다. 전체 PF 관련 우발채무는 5140억원 규모다.
해외사업의 경우, 과거 대규모 손실이 있었던 로얄아틀란티스(누적 손실 약 990억원), 싱가포르 우드랜드병원(누적 손실 약 655억원) 등의 사례가 있었다. 다만 최근에는 도급 증액 합의와 공정률 증가로 손익이 개선되고 있으며, 말레이시아 옥슬리타워 미수채권 소송도 2024년 중재합의로 약 200억원을 환입하는 등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한국기업평가는 "EBITDA(상각적 영업이익) 마진이 5% 이상으로 개선되고, 양질의 공사물량 확보를 통해 사업경쟁력이 제고된다면 등급 상향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다만 분양성과와 해외사업의 원가 통제 여부는 향후 수익성 변동성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밝혔다.
쌍용건설은 나아진 실적과 재무적 지표를 기반으로 1년 만에 CP 발행을 추진한다. 이를 위해 한기평으로부터 CP 발행을 위한 본평가를 받았으며, A3 등급을 유지했다. 정확한 발행 규모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1년 전 발행한 CP를 차환하는 용도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