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5년간 지역 시세를 견인한 주거 유형으로 ‘초역세권’ 아파트가 부각되고 있다. 지하철역 반경 150m 이내에 위치한 단지들은 한정된 입지와 우수한 교통 접근성을 무기로 높은 희소가치를 인정받으며, 실제 시세 상승률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부동산 시장조사업체 부동산인포가 KB국민은행 시세를 토대로 서울·부산·대구 내 초역세권 단지 62곳을 분석한 결과, 해당 단지들의 평균 시세는 지난 5년간(2020년 4월~2025년 4월) 47.1%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서울이 50.0%, 부산 30.8%, 대구 12.4%를 기록해 전국 주요 도시에서 공통적인 상승 흐름을 보였다.
이들 초역세권 아파트는 각 지역 평균 상승률을 뚜렷하게 상회했다. 서울의 경우 전체 평균이 36.7% 오른 데 비해 초역세권 단지는 이보다 13.3%p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부산과 대구도 각각 6.6%p, 7.3%p 더 높았다.
개별 단지 시세 차이도 컸다. 서울 송파구 ‘잠실리센츠’는 2호선 잠실새내역 인접 단지로, 3.3㎡당 평균 시세가 8025만 원에 달해 송파구 평균(5639만 원) 대비 42.3% 높았다. 서초구 ‘래미안퍼스티지’는 9호선 신반포역과 인접해 3.3㎡당 1억1000만 원을 형성, 지역 평균보다 48% 높은 수준이다.
지방 주요 도시도 마찬가지다. 부산 북구 ‘화명롯데캐슬카이저’는 2호선 수정역 인근 단지로, 지역 평균보다 무려 72.7% 높은 3.3㎡당 1723만 원을 기록했다. 동구 ‘협성휴포레부산진역’도 1호선 부산진역 인접 단지로 3.3㎡당 1824만 원에 거래돼 평균 대비 44.5% 높은 수준이다. 대구 수성구의 ‘수성범어두산위브더제니스’는 범어역 인접 단지로, 3.3㎡당 3158만 원을 기록하며 대구 평균 대비 113.7% 상회했다.
전문가들은 초역세권 단지가 부동산 시장에서 상대적인 강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분양시장 양극화가 고착화되는 가운데, 실수요 위주의 거래가 늘면서 편의성과 접근성이 뛰어난 초역세권 입지가 더욱 주목받고 있다”며 “공급이 제한된 입지 특성상 향후에도 시세 방어력과 프리미엄 유지 측면에서 우위를 가질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흐름은 신규 분양시장에서도 확인된다. 대표 사례로는 쌍용건설이 부산 부산진구 부전동에 오는 5월 공급 예정인 ‘쌍용 더 플래티넘 서면’이 있다. 최고 48층 높이로, 아파트 432가구와 오피스텔 36실 등 총 468가구 규모로 조성된다. 단지는 부산지하철 2호선 부암역 초역세권에 위치하며, 서면역(1·2호선)과 국제금융센터·부산은행역까지 3개 정거장 거리다.
교통망도 강점이다. 부전역(동해선·중앙선) 이용이 가능하고, 가야대로·신천대로·동서고가도로 등 주요 도로망 접근성이 우수하다. 향후 예정된 사상~해운대 지하 고속도로 개통 시, 시민공원IC를 통해 남해고속도로 제2지선 진입도 수월해질 전망이다. 시공사 쌍용건설은 최근 HUG 신용등급 평가에서 A+(우량) 등급으로 상승하며 사업 안정성도 확보했다.
수도권에서는 인천 부평구 산곡동에 DL이앤씨가 분양하는 ‘해링턴 스퀘어 산곡역’이 눈길을 끈다. 수도권지하철 7호선 산곡역 초역세권 단지로, GTX-B노선 환승역인 부평역 인접 입지다.
경기 부천 대장지구에서도 신혼희망타운 분양이 예정돼 있다. DL이앤씨는 A-5·6블록에 ‘e편한세상 대장 퍼스티움’ 총 1640가구를 공급하며, 이 중 1099가구를 공공분양한다. 단지는 대장~홍대선(2031년 개통 예정) 오정역(가칭)과 가까운 초역세권 입지다.
서울 송파구에서는 ‘잠실르엘’이 상반기 분양을 앞두고 있다. 2호선 잠실나루역 인근 미성·크로바 재건축 단지로, 총 1910가구 중 241가구가 일반분양된다.
업계 관계자는 “초역세권 단지는 실거주자와 투자자 모두에게 수요가 꾸준한 상품”이라며 “올해 분양시장에서도 입지 희소성과 교통 편의성을 앞세운 단지들이 시장을 주도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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