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 생성 이미지.[출처=오픈AI]](https://cdn.ebn.co.kr/news/photo/202506/1665699_680599_4416.png)
과천이 '기회의 땅'으로 주목받고 있다. 2025년 상반기, 수도권 부동산 시장의 중심이 된 과천은 압도적인 가격 상승률과 폭발적인 청약 수요로 투자자와 실수요자 모두의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다. 아파트 매매가는 매달 평균 5000만 원씩 치솟고 있으며 단 한 가구의 공급에도 수억원의 시세차익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정부는 과천을 조정대상지역 후보로 공식 검토하며 정책 개입을 예고했다.
10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과천시의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올해 1월 17억 8777만원에서 5월 21억 123만원으로 상승했다. 불과 5개월 만에 약 3억원 넘게 오른 셈이다. 같은 기간 경기도 전체 아파트값이 0.38% 하락한 것과 비교하면 과천은 독보적인 예외 지역이다.
이 같은 폭등세는 단순한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복합적인 요인이 누적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과천은 2017년을 기점으로 정체돼 있던 재건축 사업이 본격화되며 부동산 시장에서 재부상하기 시작했다. 과거 강남 못지않은 고급 주거지로 평가받던 과천은 수년간 공급 지연과 정책 공백 속에 저평가돼 있었지만, 정비사업이 현실화되자 입지 프리미엄이 빠르게 가격에 반영됐다.
여기에 과천 특유의 공급 제한성도 가격 상승을 부추겼다. 재건축 단지 외에 신규 택지 개발 여지가 많지 않은 상황에서 시장에 나오는 공급 물량은 극히 제한적이었다. 그만큼 신규 분양이 이뤄질 경우, 억대의 시세차익이 보장되는 '로또 청약' 기대심리가 형성됐다.
실제로 최근 단 1가구만 재공급된 '과천그랑레브데시앙' 신혼희망타운의 분양가는 5억원대 중반이었지만, 인근 실거래가는 16억원을 넘어섰다. 약 10억원의 시세차익이 기대되면서 분양 문의가 폭주했고, 청약 일정이 일주일 연기되는 해프닝까지 벌어졌다. 수익공유형 모기지 의무가입 등 조건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당첨만 되면 억대 차익이 가능하다는 인식이 청약 과열을 더했다.
과거에는 서울 강남권을 대체하는 잠재 입지로 평가받으며 조용히 주목받던 과천이 이제는 실거래가 상승률, 청약 경쟁률, 정책 이슈까지 모두를 견인하는 중심축으로 올라선 것이다.
시장 관계자는 "수도권 대부분 지역이 하락세를 보이던 같은 기간에도 과천만은 예외적으로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희소성과 상징성이 부각됐다" 며" '천당 아래 분당'이라는 표현으로 상징되던 과거 수도권 주거 선호 지형이 '하늘천 다음은 과천'이라는 말로 재편되는 흐름"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수개월째 천정부지로 치솟는 집값을 정부가 마냥 지켜볼 수는 없을 터. 과열 양상이 뚜렷해지자 결국 정부는 과천을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하는 방안을 공식 검토하기 시작했다. 실제 과천은 최근 3개월간 주택가격 상승률이 1.27%로, 경기도 소비자물가 상승률(0.16%)의 7.9배를 기록하며 주택법상 지정 요건을 충족했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정량 지표를 중심으로 지정 여부를 검토 중이며, 필요시 주택정책심의위원회 소집도 고려할 수 있다"고 밝혔다.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되면 무주택자의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은 현행 70%에서 50%로 축소되고, 다주택자에겐 최대 8%의 취득세 중과가 적용된다. 분양권에는 전매제한과 실거주 요건이 추가된다.
전문가들은 규제가 현실화되면 단기적으로 매수세가 꺾일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다만 상반기 동안 이미 과도하게 상승한 가격의 여진으로 인해 하반기까지도 변동성은 이어질 수 있을 거라 예상하고 있다.
부동산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몇 년간 수도권에서 이 정도로 강한 매수세가 몰린 지역은 드물다"며 "정책 타이밍에 따라 과천이 수도권 전체 시장의 변곡점을 형성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강남 접근성, 쾌적한 생활환경, 한정된 신규 공급이라는 삼박자가 맞물리면서 시장에서는 과천을 사실상 강남 대체지로 인식하는 분위기"라며 "정부의 규제가 이뤄진다고 해도 이른바 '과천 프리미엄'이 구조적으로 고착화될 확률은 높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