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이퍼 레벨에서 퓨전 본딩부터 하이브리드 본딩까지 가능한 도쿄 일렉트론의 ‘시냅스 Si(Synapse Si)’ 장비. [출처=도쿄 일렉트론]
웨이퍼 레벨에서 퓨전 본딩부터 하이브리드 본딩까지 가능한 도쿄 일렉트론의 ‘시냅스 Si(Synapse Si)’ 장비. [출처=도쿄 일렉트론]

일본 대표 반도체 장비사 도쿄 일렉트론(TEL)이 하이브리드 본더 시장에 숨은 실력자로 부상하고 있다.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에서 하이브리드 본딩이 핵심 키로 지목되면서, 장비사들 간 경쟁이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13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HBM4(6세대 HBM)에 하이브리드 본딩을 적용한다. 기존 메모리 반도체사들은 MR-MUF 또는 TC-NCF라는 방식을 사용해 HBM을 만들었으나, HBM의 적층 수가 높아짐에 따라 하이브리드 본딩 사용이 필수적으로 사용될 전망이다.

HBM은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쌓은 다음 열을 가해 하나의 칩으로 합친다. HBM3E까지는 D램 칩 사이에 범프가 있어 제한된 두께에 많은 층을 쌓기 어려웠다. 이에 범프를 없애고 D램을 완전히 포개 하나로 합치는 하이브리드 본딩이 향후 사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 HBM은 TC 본더라는 장비를 통해 적층된 칩을 하나로 합쳤다. 현재 TC 본더 업계 1위는 한미반도체다. 한미반도체는 SK하이닉스의 TC 본더 핵심 공급사로, SK하이닉스의 HBM 공급량 증가와 함께 가파른 매출 성장을 경험했다.

차세대 HBM에는 TC 본더에서 하이브리드 본더로 장비가 전환됨에 따라, 장비사들은 서둘러 이 시장에 진입하고 있다.

TC 본더 강자인 한미반도체는 물론, 한화세미텍과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AMAT)가 하이브리드 본더를 개발 중이다. 특히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는 네덜란드 장비사 베시와 협업하고 있다.

이 가운데 도쿄 일렉트론이 치고 올라와 업계 이목이 집중된다. 도쿄 일렉트론은 이미 퓨전 본더 시장에서 세계적인 지위를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하이브리드 본딩 조상 ‘퓨전 본딩’…TEL ‘강자’

최승우 도쿄 일렉트론 코리아 펠로우가 서울 산업교육연구소에 진행된 ‘하이브리드 본딩 기술개발 동향 및 상용화 세미나’에서 발표하고 있다. [출처=진운용 기자]
최승우 도쿄 일렉트론 코리아 펠로우가 서울 산업교육연구소에 진행된 ‘하이브리드 본딩 기술개발 동향 및 상용화 세미나’에서 발표하고 있다. [출처=진운용 기자]

퓨전 본딩은 웨이퍼 표면에 각각 유전체 층을 형성한 뒤, 이 유전체끼리 화학적 결합을 통해 영구적으로 접합하는 기술이다. 하이브리드 본딩은 퓨전 본딩에서 확장된 개념으로, 유전체와 함께 금속을 직접 연결해 전기적 신호 통로를 제공한다.

즉 퓨전 본딩은 하이브리드 본딩 이전에 칩과 칩(또는 웨이퍼와 웨이퍼) 사이에 중간 층(범프)을 없애고 연결하는 기술이다.

도쿄 일렉트론은 ‘시냅스 Si(Synapse Si)’라는 웨이퍼 레벨 퓨전 본딩 장비를 이미 개발 완료해 양산하고 있으며, 이 영역에서 EV그룹(EVG)과 시장을 양분하고 있다.

최승우 도쿄 일렉트론 코리아 펠로우는 이날 서울 산업교육연구소에 진행된 ‘하이브리드 본딩 기술개발 동향 및 상용화 세미나’에서 “시냅스 Si는 웨이퍼 레벨에서 퓨전 본딩은 물론 하이브리드 본딩까지 커버 가능한 장비”라고 말했다.

패키징은 웨이퍼 단계에서 패키징 하느냐, 다이 단계에서 패키징 하느냐에 따라 종류가 나뉜다. 웨이퍼 레벨 패키징은 패키징 공정을 웨이퍼 전체에 한 번에 진행한 후 개별 칩으로 자르는 방식이다. 다이 레벨은 웨이퍼를 칩 사이즈(다이)로 자른 뒤 진행하는 패키징이다. 도쿄 일렉트론의 시냅스 Si는 웨이퍼 레벨에서 하이브리드 본딩까지 가능하며, 다이 레벨의 하이브리드 본더 역시 개발 중이다.

도쿄 일렉트론은 일본의 다른 장비사와 협업해 HBM용(다이 레벨) 하이브리드 본더를 개발하고 있으며, 퓨전 본딩 영역에서 이미 상당한 수준의 기술 역령을 확보한 만큼 하이브리드 본더에서 핵심 플레이어로 급부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작년까지 HBM 후공정 장비에서 한미반도체가 독주 체제를 유지했으나, 최근 한화세미텍을 포함해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와 도쿄 일렉트론이 달려들면서 향후 하이브리드 본더 시대엔 시장이 양분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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