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박이 파나마운하를 통과하는 모습. [출처=파나마운하청]
선박이 파나마운하를 통과하는 모습. [출처=파나마운하청]

중국 최대 국영 해운사인 중국원양해운(COSCO)이 파나마 항구를 포함한 전 세계 항만 운영권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14일 블룸버그통신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COSCO가 이탈리아 아폰테 가문의 터미널인베스트먼트(TiL) 컨소시엄과 CK허치슨 항구 거래에 참여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CK허치슨은 현재 전 세계 23개국 43개 항만사업을 보유하고 있으며, 지난 3월 중국과 홍콩을 제외한 지역 항만 지분 전체를 228억 달러에 매각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중국 당국의 개입으로 계약이 미뤄졌다.

이번 협상은 지난달 스위스 제네바에서 개최된 미중 고위급 경제무역 회담 이후 급물살을 탔다. 블룸버그는 중국 투자자를 컨소시엄에 포함시키는 방안이 매각을 진전시키기 위한 주요 옵션으로 부상했다고 전했다. 다만 세부 조건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으며, 협상은 계속 진행 중이다.

터미널인베스트먼트는 세계 최대 해운사인 MSC의 계열사로, 이번 인수를 통해 파나마 항구를 제외한 나머지 41개 항만의 소유권을 확보하게 된다. 이 경우 MSC는 처리량 기준으로 세계 최대 컨테이너 터미널 운영사로 도약하게 된다. 파나마 항구 2곳에 대해서는 블랙록이 51%, TiL이 49%의 지분을 인수하는 구조다.

파나마는 세계 해상 물류의 요충지인 파나마 운하를 끼고 있어 전략적 가치가 크다. 현재 CK허치슨이 운영 중인 발보아, 크리스토발 항구는 그중에서도 핵심 거점으로 꼽힌다. 이들 항구의 운영권이 중국 자본에 넘어갈 경우 미국과의 지정학적 경쟁 구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실제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과거 "중국이 운영하는 파나마 운하를 되찾아야 한다"고 주장해왔으며, 중국 역시 이 거래가 자국의 글로벌 항만 영향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특히 중국 당국은 CK허치슨의 매각 발표 직후 자국 언론을 통해 해당 거래에 대한 비판을 쏟아냈고, 반독점 조사까지 착수하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이 같은 반발에 CK허치슨은 당초 4월 2일로 예정됐던 최종 계약 체결을 연기한 상태다. 현재 TiL-블랙록 컨소시엄과의 우선협상 기간은 오는 7월 말 종료 예정이며, 이 시점까지 COSCO의 참여 여부와 중국 당국의 입장이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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