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C현대산업개발이 용산정비창 전면 제1구역 시공사로 선정됐다. [사진=이승연 기자 ]
HDC현대산업개발이 용산정비창 전면 제1구역 시공사로 선정됐다. [사진=이승연 기자 ]

서울 용산정비창 전면1구역 시공사 선정전에서 HDC현대산업개발(이하 HDC현산)이 정제된 제안과 품위 있는 수주 전략으로 조합의 선택을 받았다. 공사비, 이주비, 금융 조건 등에서 실익 중심의 조건을 제시하는 동시에 경쟁사를 겨냥한 발언 없이 자신들의 설계와 실행력만으로 조합원들을 설득한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용산정비창 전면1구역 재개발조합은 22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강로3가 베르가모웨딩홀에서 개최한 시공사 선정을 위한 조합원 총회에서 HDC현대산업개발이 250표, 포스코이앤씨가 143표를 얻었다고 발표했다. (*기권 3표)

HDC현산의 승리 배경에는 현실적 제안이 통했다는 분석이다. 공사비를 3.3㎡당 929만원으로 제안하고, 조합원당 최대 20억원의 이주비를 보장했다. 금융 조건은 LTV 150%에 CD+0.1% 고정금리를 제시하며, 분양 전 공사비도 기성불 방식으로 연체료 없이 지급 가능한 구조를 마련했다. 자금 유동성 확보와 조합 부담 최소화라는 측면에서 현실적이고 실효성 높은 조건이었다는 분석이다.

HDC현산이 제시한 지하 연결 계획도 눈길을 끌었다. 용산역전면 공원 하부 공간에 대한 사업권을 이미 확보한 상태에서, 단지와 용산역·신용산역을 직접 연결하는 보행 통로 및 지하차도 계획을 내놓았다. 단순 구상이 아닌 실현 가능한 설계로, 사업의 구체성과 속도감 모두를 고려했다는 점이 조합원들의 주목을 받았다.

호텔 유치안도 구체적이다. 자회사 호텔HDC가 파크 하얏트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했고, 조합 부담 없이 시공 및 운영이 가능한 구조다. 호텔 부지는 교육환경보호법 거리 기준에 부합하는 위치에 배치해, 단지 고급화 실현의 가능성도 함께 제시했다.

이와 함께 현산은 이번 수주전 내내 경쟁사를 겨냥한 비방이나 비교 발언 없이 자신들의 제안에만 집중하는 절제된 자세를 유지했다. 조합원들 사이에서는 "요란하지 않지만 믿음직했다", "품위 있게 끝까지 정제된 메시지를 유지한 태도가 인상적이었다"는 평가가 나왔다.

수주 과정에서 일부 시공사는 경쟁사 실명을 직접 거론하거나 부정적 인상을 유도하는 방식의 홍보를 펼쳤지만, 현산은 이를 지양하고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는 전략을 택했다. 정비업계 한 관계자는 "이처럼 정제된 제안과 품위 있는 접근은 결과적으로 조합의 신뢰를 얻는 결정적 요인이 됐다"고 말했다.

용산정비창 전면1구역은 GTX-B노선과 신분당선 연장, 국제업무지구 개발, 용산공원 조성 등과 맞물려 서울 정비사업 중에서도 상징성과 희소성을 동시에 갖춘 핵심 입지로 꼽힌다. 이번 시공사 선정 결과는 단순한 수주를 넘어, 향후 대형 정비사업 수주전의 전략적 방향성에도 적잖은 영향을 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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