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건설 사옥 전경.[출처=연합]
롯데건설 사옥 전경.[출처=연합]

롯데건설이 올해 처음으로 시도한 공모채 수요예측에서 단 한 건의 주문도 확보하지 못한 채 전량 미매각되는 결과를 맞았다. 5%대의 금리를 제시하며 수요를 유도했지만, 최근 신용등급 하락과 건설업 전반에 대한 불확실성이 겹치며 시장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2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롯데건설은 전날 총 1100억원 규모의 공모채 수요예측에 나섰다. 하지만 기관 투자자로부터 매수 주문을 전혀 받지 못했다. 제시된 희망 금리는 1년물 기준 밴드 상단 5.405.70%, 1.5년물은 5.605.90%로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이었으나 해당 금리대에 주문을 넣은 투자자는 없었다. 

시장에서는 신용등급 하향 조정의 영향을 주요 원인으로 꼽는다. 롯데건설은 최근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우발채무 부담이 반영되면서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이 'A+'에서 'A'로 한 단계 낮아졌다. 이로 인해 기관들의 투자 심리가 위축된 상황에서 수요를 끌어내기 어려웠다는 분석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채권시장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건설사에 대한 경계심은 여전히 높다"며 "짧은 만기와 높은 금리 조건에도 기관의 주문이 전무했다는 점은 현 시점에서 시장이 건설채에 얼마나 보수적인지 보여준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20일 HDC현대산업개발은 같은 업종임에도 1200억원 모집에 2320억 원의 기관 주문을 받으며 수요예측을 흥행시켰다. 같은 업권 내에서도 기업 신뢰도와 리스크 평가에 따른 시장 반응이 확연히 엇갈리고 있는 모습이다.

롯데건설은 예정대로 이달 30일 회사채를 발행할 계획이다. 모든 물량은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KB증권, 미래에셋증권, 키움증권 등 주관사단이 인수하며, 해당 자금은 전단채 및 기업어음(CP) 등 단기채 차환에 활용될 예정이다. 이달 내 1650억 원 규모의 사모채 만기가 예정돼 있는 만큼 차환 수요는 시급한 상황이다.

저작권자 © 이비엔(EBN)뉴스센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