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출처= 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출처= 연합]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 핵시설 공습의 피해 수준을 둘러싼 논란에 정면으로 반박하고 나섰다.

25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핵시설이 완전히 파괴됐다”고 반복 강조하며 언론 보도를 비난했고, 정보당국 수장과 백악관도 총출동해 이를 뒷받침했다.

논란은 지난 21일 미군과 이스라엘군이 이란 핵시설을 타격한 직후부터 제기됐다. 특히 CNN과 뉴욕타임스(NYT)가 미 국방정보국(DIA)의 초기 평가 보고서를 인용해 “피해는 제한적이며, 핵 프로그램은 수개월간만 후퇴했다”고 보도하면서 논쟁이 격화됐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나토 정상회의 직후 기자회견에서 “이란 핵시설은 완전히 파괴됐다”고 재차 주장했다. 귀국길 트루스소셜에선 CNN 기자 실명을 거론하며 “해고돼야 한다”, “개처럼 쫓겨나야 한다”고 원색적 비난을 퍼부었다. NYT에 대해서도 “병든 사람들”이라며 거친 표현을 쏟아냈다.

이와 함께 털시 개버드 국가정보국(DNI) 국장은 “이란이 핵 역량을 재건하려면 최소 3개 주요 핵시설을 다시 세워야 하고, 거기에는 수년이 걸릴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 주장을 지지했다. 그녀는 또한 “선전 매체가 비밀 정보를 선별 공개했고, 그 정보는 ‘낮은 확신’ 하에 작성됐다”고 비판했다.

중앙정보국(CIA)의 존 랫클리프 국장도 성명을 통해 “이란의 핵프로그램은 최근의 정밀 공격으로 심각한 손상을 입었다”며, “몇몇 핵심 시설은 수년 내 복구가 어렵다”고 강조했다.

백악관은 보도자료를 통해 “이란의 핵시설은 괴멸됐다. 그렇지 않다는 주장은 가짜뉴스”라고 단정하고, 이스라엘 원자력에너지위원회 등 외부 평가를 인용해 “우라늄 농축시설은 가동 불능 상태”라고 설명했다.

또 JD밴스 부통령,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 댄 케인 합참의장,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등도 피해가 치명적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연이어 내놨다. 백악관 캐롤라인 레빗 대변인은 “기밀을 유출한 관계자에 대해 FBI가 수사 중이며, 감옥에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언론과 전문가들 사이에선 여전히 의문이 제기된다. DIA 보고서가 초동 분석인 데다, 이란이 농축우라늄을 공격 전 타시설로 은닉했을 가능성 등은 아직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 이로 인해 이번 사안을 둘러싼 진실 공방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한편, 미 정보기관의 기밀 보고서가 언론 보도를 통해 공개되며 정부와 언론 간 갈등이 심화되고, 보안 이슈까지 확산되는 상황에서 정치적 소모전이 과열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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