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BOE]
[출처=BOE]

인공지능(AI) 시대의 '게임 체인저'로 불리는 반도체 유리기판 시장의 패권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 국내 기업들이 기술 선점에 나선 가운데, 중국 최대 디스플레이 업체 BOE가 세계 1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 TSMC와 손잡고 유리기판 개발에 나선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BOE는 최근 유리기판 연구개발을 위한 장비를 발주하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안정적인 기술 구현과 시장 안착을 위해 TSMC와 협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리기판은 기존 플라스틱(유기소재) 기판보다 미세 회로를 구현할 수 있고, 열과 휨에 강해 고성능 AI 반도체의 게임 체인저로 꼽힌다. 표면이 매끄럽고 단단한 유리를 다루는 공정 난도가 높아, 디스플레이 패널 생산 경험이 풍부한 기업이 유리하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기는 유리기판 사업을 진행함에 있어 삼성디스플레이의 도움을 받았다”며 “BOE는 디스플레이에서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TSMC와 협력해 유리기판을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기의 유리기판. [출처=삼성전기]
삼성전기의 유리기판. [출처=삼성전기]

BOE의 참전으로 유리기판 시장의 경쟁이 한층 격화될 전망이다. 선두 주자인 SKC의 자회사 앱솔릭스는 이미 미국 조지아주 공장에 월 5000장 규모의 생산라인을 확보하고 있으며, AMD·아마존 등 글로벌 빅테크 고객사와 퀄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SKC는 기술적 단계를 넘어 양산 단계에 다가서 있어 상용화에 가장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삼성전기 또한 유리기판을 미래 성장 동력으로 삼고 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 세종 사업장에 파일럿 라인을 구축했으며, 내년 시제품 생산을 거쳐 2027년경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LG이노텍 또한 올해 말 시제품을 생산하고 2027~2028년 상용화한다는 목표다.

SKC, 삼성전기, LG이노텍 등이 주도하던 시장에 BOE가 가세하면서 글로벌 경쟁 구도는 더욱 복잡해질 전망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AI 반도체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며 유리기판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며 “BOE의 진입으로 기술 개발 및 양산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면서, 초기 시장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국내외 기업들의 물밑 경쟁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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